대기업 임원으로 퇴직한 K씨(63)는 서울 역삼동 충현교회 인근 2층짜리 단독주택을 헐고 도시형 생활주택을 짓기로 최근 전문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을 신축, 노후 대비책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내 땅에 신축하기 때문에 건축비 등 6억~7억원만 투자하면 돼 예상 수익률이 연 20%를 넘는다"며 "주변에 도시형 주택을 지으려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노후 대비하자"…강남 집주인 러브콜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단독주택 지역 가운데 하나인 역삼 · 논현동 일대에 도시형 생활주택 신축이 잇따르고 있다.

31일 강남구청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인 · 허가 건수는 역삼동 15건,논현동 9건 등 24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7건을 크게 웃돌고 있다.

소형주택 전문업체인 수목건축의 서관호 컨설팅팀장은 "최근 역삼동에서만 5~6개 신축의뢰를 받았다"고 말했다.

강남권 도시형 생활주택의 특징은 땅주인이 직접 건축한다는 점이다. 역삼동 인근은 3.3㎡당 토지가격이 3000만원 선으로 10~20가구 건축이 가능한 264.4㎡(80평)규모의 토지를 매입할 경우 땅값만 24억원이 든다. 토지 매입대금이 크면 수익률은 낮아진다. 이 때문에 강남 도시형 주택 건축주의 80% 이상은 토지주다.

노후 대비 용도로 60대 이상 은퇴자들이 주로 신축에 나서지만 증여 목적도 있다. 매달 수익이 나오는 임대용 부동산을 증여하면 나중에 자녀가 재산을 취득할 때 자금 출처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땅 있으면 두 자릿수 수익률 가능

역삼 · 논현동 등 강남지역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역삼동에 신축을 추진 중인 도시형 생활주택의 예상 수익률은 연 20%를 웃돈다. 2층짜리 단독주택(대지지분 271.6㎡)을 헐고 전용 18.15~27.45㎡ 소형 주택 14가구를 들이고 1층에 편의점을 입주시키면 보증금 1억5000만원에 월세 1540만원이 예상된다. 공사비와 감리비 등을 포함, 8억1000만원이 소요되지만 보증금을 감안한 실 투자금은 6억6000만원이다. 수익률은 연 28%다.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는 "도시형 생활주택은 땅을 사서 개발하면 수익률이 연 7~8% 수준이지만 자기 땅에 지으면 연 25~30%가 가능하다"며"수요가 많고 임대료가 비싼 강남은 안정적인 수익은 물론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구별 크기나 주차 문제 등 주의할 점도 있다. 크기를 줄여 임대 가구 수를 늘리면 예상 가능 수익은 커진다. 그러나 입주자들이 불편을 느껴 공실로 남으면 오히려 수익이 작아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직장인 수요가 많은 강남권은 전용 16.5㎡ 이상으로 설계하라고 조언했다.

주차장도 마찬가지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주차공간은 60㎡당 1대로 3~4가구 당 1대꼴이지만 차량 보유대수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기준보다 넓게 설계하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