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은행들의 지방 공기업에 대한 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국 지방정부발 금융위기가 우려되고 있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공상은행(ICBC) 등 주요 은행이 올 들어 지방 공기업에 대출한 금액(지난 6월 말 기준)은 3조3266억위안(560조원)이다. 이 중 상위 5개 은행의 지방 공기업 대출은 2조8899억위안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30% 급증했다.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지방 공기업 대출액은 9310억위안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45% 늘었다. 건설은행과 중국은행은 각각 5800억위안과 5315억위안으로 7%와 41% 증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10조7000억위안 중 8조5000억위안이 은행에서 빌린 돈"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지방정부는 투자회사를 세운 뒤 토지 등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아 자금을 충당해왔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냉각될 경우 부실채권이 양산될 우려가 있다는 것.니혼게이자이는 "은행들이 말하는 담보가 대부분 부동산개발권이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개발이 중지되면 담보 가치가 크게 손상된다"며 "상환 시기가 집중된 2~3년 후에는 문제가 표면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일간 신식시보(信息時報)가 최근 중국 상장 은행들의 상반기(1~6월)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14개 상장 은행이 만기가 지났음에도 회수하지 못한 지방 공기업 대출금은 3859억위안(65조2000억원)에 달했다. 중국은행과 건설은행의 상반기 미회수 대출잔액 증가율은 각각 10.1%,교통은행은 5.0%였다.

그러나 관련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뒀기 때문에 지방 공기업으로 인한 금융부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장성호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