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중앙은행인 Fed의 잭슨홀 회의를 전후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반등세로 돌아섰다. 경기 둔화 우려 등 글로벌 변수에 내성이 생긴 국내 증시도 5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이 경기부양책 카드를 꺼내 들 것이란 기대감에다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등 수급 여건도 좋아지고 있어 시장은 '하락 위험'보다는 '상승 가능성'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지만 추가 상승을 이끌 모멘텀이 확인될 때까지는 매물 소화 과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5일 연속 상승으로 코스피지수의 20일 이격도가 올해 평균 수준을 회복하면서 낙폭 과대에 따른 가격 메리트도 일부 희석된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년간 코스피지수대별 거래량 비중을 분석,1850선부터는 차익 매물이 흘러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코스피지수 1800~1850선에서는 거래량이 3.2%에 불과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26일 1778.95에서 3일 만에 1880.11로 뛰어오른 데는 이 구간에서 큰 매물 저항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1850선 이후로는 매물 압박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1850~1950선 구간에서는 전체 거래량의 13%가 집중돼 있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지수대별 거래량을 분석해보면 지수 1900선 전후는 상당수 투자자들의 손익분기점 구간으로 여겨진다"며 "앞으로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며 지수의 상승 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가 1850선에 근접하자 반등을 주도했던 자산운용사가 30일 1108억원어치를 팔며 7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돌아선 것도 같은 매락에서다. 자산운용사는 31일에도 24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