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톡'의 부진으로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존재감을 알리지 못하고 있는 NHN이 새 메신저 '라인'을 앞세워 재도전에 나선다.

NHN은 자회사인 NHN재팬을 통해 지난 6월 일본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한글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 라인은 그동안 국내에서도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었지만 한글에 최적화된 사용자환경(UI)을 제공하지 않았다.

◆반년 만에 메신저 다시 출시

지난 2월 네이버톡을 내놓은 NHN이 반년도 되지 않아 새로운 메신저를 출시한 것은 더 이상 밀리면 '인터넷 강자'의 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5월 초부터 NHN 창업자인 이해진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일본에 거주하며 라인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톡은 회원 수가 300만명에 불과하다. 경쟁 메신저인 카카오톡(2200만명) 마이피플(1100만명) 등에 크게 밀린 데다 최근에는 회원도 늘지 않고 있다.

네이버톡이 참패한 이유는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NHN은 네이버톡이 블로그 미투데이 등 네이버의 기존 서비스와 연결해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 때문에 앱 구동이 느려졌고 문자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기능을 선호하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이용이 복잡하다는 혹평을 받았다.

'네이트온UC'라는 모바일 메신저를 서비스하고 있던 SK커뮤니케이션즈가 지난달 '네이트온톡'을 내놓은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폰 흔들기만 해도 친구 된다"

라인의 UI는 카카오톡과 비슷하다. 네이버톡과 달리 몸집이 가볍다. 카카오톡처럼 휴대폰 주소록을 기반으로 친구 등록을 하는 시스템을 선택했다. 문자를 주고 받는 기능 외에는 다른 서비스가 없다. 그룹대화도 가능하다.

라인은 일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의 애플 앱스토어에서 이미 무료 앱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기존 메신저와 다른 점은 친구를 추가하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위치정보를 이용해 라인을 설치한 이용자들끼리 가까이 다가가서 서로 스마트폰을 흔들면 자동으로 친구 등록이 되는 '셰이크잇(Shake it)' 기능과 이용자별로 따로 주어지는 고유 QR코드를 인식해 친구를 추가하는 방법 등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기능이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메신저봇 기능도 눈에 띈다. 우선 날씨 정보를 알려주는 메신저봇 '날씨친구'를 선보인다. 친구 등록 방법인 ID로 친구 찾기에서 'lineweatherkr'을 등록하면 '날씨친구'라는 친구가 추가된다. 날씨친구에게 '서울날씨'라고 말을 걸면 현재 서울 날씨를 알려 준다. 한-일,한-영 번역 등을 지원하는 번역 메신저봇 등 다양한 메신저봇을 추가할 계획이다.

NHN은 앞으로 △이모티콘 등의 이미지 기능 △데스크톱 웹브라우저 버전 △클라우드 서비스 연계 △음성,영상통화 등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