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구본무 회장 밥 한번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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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30대그룹 총수 간담회 - 이모저모
"현정은 회장 딸 결혼 축하" "평창 유치 수고 많았다"…MB, 회장들에게 덕담
메뉴는 중소업체 도시락
"현정은 회장 딸 결혼 축하" "평창 유치 수고 많았다"…MB, 회장들에게 덕담
메뉴는 중소업체 도시락
이명박 대통령과 30대 그룹 회장이 31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7개월 만에 다시 마주 앉았다. 공생발전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날 만남은 시종 화기애애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공생발전을 위한 대기업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대기업 회장들은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오찬간담회 메뉴는 도시락이었다. 여느 때처럼 호텔에서 주문한 도시락이 아니라 한 중소업체의 도시락을 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앞서 이 대통령은 회의장 앞에 차려진 다과회장에서 회장들과 덕담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딸이 결혼한다면서요. 축하드립니다"고 말했다. 현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가 오는 3일 결혼식을 올리는 데 대한 축하 인사였다.
이 대통령은 주변을 둘러보며 "이(건희) 회장,조(양호) 회장 어디 있어요. 동계올림픽 유치한다고 고생했어요"라고 격려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기업들이 (평창 동계올림픽) 후원금을 많이 내 도움이 됐다. (이건희 회장을 보며) 삼성이 많이 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니까 당연히 많이 내야죠"라고 농담을 던져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 대통령은 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큰일(카자흐스탄 석유화학 공장 수주)을 하셨다. 밥 한번 사야 한다"고 말하자 구 회장은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행사장에 들어선 대기업 회장들의 미묘한 태도와 표정 차이도 눈길을 끌었다. 사재 5000억원을 기부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입장할 때부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정 회장은 사재 출연과 관련해 "잘된 일이니 좋게 생각해 달라"며 웃음을 지었다. 아산나눔재단 설립을 주도한 현대중공업 민계식 회장도 "아산나눔재단 등을 통해 공생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공생발전과 관련된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구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말이 없었다. 일부 중견그룹 회장들은 부담스러운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한 대기업 회장은 본지 기자에게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 공생발전 방안을 자발적으로 내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마땅한 대책이 없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행사장에선 이 대통령을 비롯해 30대 그룹 회장과 대기업 관계자,100여명의 취재진 등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뤘다. 기자들의 접근을 막으려는 각 대기업 임직원들과 일부 취재진 사이에선 실랑이도 벌어졌다. 퇴장할 때 이동 공간이 협소해 수십명의 회장들이 에스컬레이터에 줄줄이 서 있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으며,일부 회장들은 1층 로비에서 차량을 기다리느라 10분 가까이 진땀을 흘렸다.
'철통 보안'도 눈길을 끌었다. 행사가 끝난 뒤 다른 그룹 회장들이 차례대로 행사장 정문을 빠져나간 데 비해 이 회장은 10여명의 경호 속에 취재진을 따돌리고 별도의 출구를 통해 나갔다.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준비 중인 최 회장과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관련 질문에 말을 아꼈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에 자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켜봐주세요"라고 짧게 답했다. 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UAE) 국영투자회사인 아바르(AABAR)를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들이기 위한 현지 출장길에 올랐던 강 회장은 "아바르와의 협상은 최종 조율 단계에 있다"며 "입찰안내서가 나오고 본입찰 날짜가 정해지면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차병석/장창민/박동휘/이유정 기자 cmjang@hankyung.com
오찬간담회 메뉴는 도시락이었다. 여느 때처럼 호텔에서 주문한 도시락이 아니라 한 중소업체의 도시락을 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앞서 이 대통령은 회의장 앞에 차려진 다과회장에서 회장들과 덕담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딸이 결혼한다면서요. 축하드립니다"고 말했다. 현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가 오는 3일 결혼식을 올리는 데 대한 축하 인사였다.
이 대통령은 주변을 둘러보며 "이(건희) 회장,조(양호) 회장 어디 있어요. 동계올림픽 유치한다고 고생했어요"라고 격려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기업들이 (평창 동계올림픽) 후원금을 많이 내 도움이 됐다. (이건희 회장을 보며) 삼성이 많이 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니까 당연히 많이 내야죠"라고 농담을 던져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 대통령은 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큰일(카자흐스탄 석유화학 공장 수주)을 하셨다. 밥 한번 사야 한다"고 말하자 구 회장은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행사장에 들어선 대기업 회장들의 미묘한 태도와 표정 차이도 눈길을 끌었다. 사재 5000억원을 기부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입장할 때부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정 회장은 사재 출연과 관련해 "잘된 일이니 좋게 생각해 달라"며 웃음을 지었다. 아산나눔재단 설립을 주도한 현대중공업 민계식 회장도 "아산나눔재단 등을 통해 공생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공생발전과 관련된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구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말이 없었다. 일부 중견그룹 회장들은 부담스러운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한 대기업 회장은 본지 기자에게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 공생발전 방안을 자발적으로 내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마땅한 대책이 없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행사장에선 이 대통령을 비롯해 30대 그룹 회장과 대기업 관계자,100여명의 취재진 등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뤘다. 기자들의 접근을 막으려는 각 대기업 임직원들과 일부 취재진 사이에선 실랑이도 벌어졌다. 퇴장할 때 이동 공간이 협소해 수십명의 회장들이 에스컬레이터에 줄줄이 서 있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으며,일부 회장들은 1층 로비에서 차량을 기다리느라 10분 가까이 진땀을 흘렸다.
'철통 보안'도 눈길을 끌었다. 행사가 끝난 뒤 다른 그룹 회장들이 차례대로 행사장 정문을 빠져나간 데 비해 이 회장은 10여명의 경호 속에 취재진을 따돌리고 별도의 출구를 통해 나갔다.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준비 중인 최 회장과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관련 질문에 말을 아꼈다. 최 회장은 '하이닉스 인수에 자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켜봐주세요"라고 짧게 답했다. 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UAE) 국영투자회사인 아바르(AABAR)를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들이기 위한 현지 출장길에 올랐던 강 회장은 "아바르와의 협상은 최종 조율 단계에 있다"며 "입찰안내서가 나오고 본입찰 날짜가 정해지면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차병석/장창민/박동휘/이유정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