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선거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금품거래 의혹으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사진)은 1일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 교육감은 이날 오전 월례 직원조회를 통해 "저는 이미 총체적 진실을 이야기했다"며 "더욱 막중한 책임감과 신중함으로 교육감직 수행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평상시와 다름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저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마음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그 어느 때보다도 실감하고 있다"며 교육감 직무를 계속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 교육감은 검찰수사가 부인과 지인 등 자신 쪽으로 조여오자 지난달 30일 구두 지시를 통해 8일로 예정돼 있던 직원조회를 한 주 앞당겼다.

곽 교육감은 이날 조회에서 자신이 발표한 정책들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각 부서는 정책들이 잘 추진되고 마무리되도록 밀도와 스피드를 더해달라"고 당부했다.

사퇴 거부와 함께 검찰수사에 대한 곽 교육감 측의 조직적인 대응도 본격화됐다. 검찰이 2억원을 받은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구속)에 이어 곽 교육감 측 인사들을 줄소환하면서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곽 교육감 측은 "검찰수사는 공작수사"라며 대가성이 없는 돈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서서히 '사퇴 신중론'이 확산되는 민주당의 기류를 감안해 '버티기'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곽 교육감이 선거에 출마해 후보로 뛸 당시 선거대책본부에서 활동했던 '2010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후보 선대본부'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서울 동숭동 흥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교수가 지난해 5월18일 사당동 회동에서 10억원을 요구했지만 곽 후보 측이 이를 거절해 후보 단일화를 위한 돈거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검찰수사는 허위 사실과 의혹을 부풀려 시민사회의 도덕성이나 야권 후보 단일화의 정당성 전체를 매도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등 30여개 교육 · 시민단체는 지난달 30일 "곽 교육감이 상대 후보였던 박 교수에게 어떤 이유로든 2억원이라는 큰 돈을 줘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것은 교육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지만 진퇴에 대한 입장을 정하기엔 사실 규명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현우/김우섭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