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90세 이상 사는 장수사회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다. 그러다 보니 아직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예를 들어 은퇴 교육을 하면서 "자신이 몇 살까지 살 것이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으면 상당수가 매우 짧게 대답하는 경향이 있다.

노후에 병에 걸리거나 쇠약해졌을 때 받게 되는 요양에 대한 인식 역시 비슷하다. "만약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대부분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한다. 그저 노후 내내 건강한 상태가 계속 이어질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수명은 건강한 기간과 그렇지 않은 기간으로 나눠볼 수 있다. 이 중에서 질병 없이 건강한 때를 건강수명(Healthy Life Expectancy)이라고 한다. 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활동하지 못하는 기간을 뺀 나머지 기간이 바로 건강수명이다.

2000년 이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각국의 건강수명을 발표하고 있다. 기대수명이 '몇 년을 살 수 있는가'라는 생존의 양(量)을 측정하는 것이라면 건강수명은 건강과 삶의 질(質)을 함께 고려한 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09년 WHO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7년 기준 우리나라 사람의 건강수명은 71세로 평균 기대수명(79.56세)과 대략 8.56년 정도의 차이가 난다. 이는 노후생활의 후반 10% 이상은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71~80세 정도의 기간은 병이나 부상,정서적 불안,우울증 등을 치료하는 '고통'이 수반되는 여명인 것이다. 은퇴설계를 완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건강하지 못한 시기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령화 시대의 산물인 '건강하지 못한 나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건강하지 못한 시기를 보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은퇴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건강하지 못한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건강이 극도로 나빠지게 되면 요양시설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집 근처에 있는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같은 곳을 견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능하면 건강하지 않은 기간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국 하버드대 조사에 따르면 건강수명 연장에는 적절한 운동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규칙적인 운동 습관은 심장병이나 우울증을 예방해주고 근력과 뼈를 강화시켜 낙상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 1주일에 약 16㎞ 이상 걸으면 사망률이 20% 감소하며 심지어 조기사망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정기적인 운동으로 수명이 대폭 늘어난다고 한다.

따라서 적어도 1주일에 3회 이상,한 번 운동할 때 30분 이상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운동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