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내달 코스닥 입성 티브이로직 "HD 모니터로 세계 제패할 것"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서 KBS가 사용한 디지털 방송용 제작 모니터는 대부분 티브이로직이 만든 제품입니다"

KBS 방송기술연구소의 엔지니어 출신인 이경국 대표이사(사진)는 글로벌 시장에서 방송 신호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환되는 시점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는 장비 국산화를 통한 시장 선점을 위해 2002년 3월 티브이로직을 설립했다.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내에 위치하고 있는 티브이로직 공장을 방문해 코스닥 상장을 앞둔 포부를 들어봤다.

본사 공장에서 만난 이 대표는 "KBS 방송기술연구소 시절 HD 방송용 모니터의 국산화를 위해 사내벤처에 공모한 적이 있는데 선정되지 않았다"면서 "이후 2002년에 직접 사업체를 설립한 것이 티브이로직"이라고 회사 설립의 비화를 소개했다.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티브이로직은 본사와 R&D(연구개발) 센터, 자체 생산 시설이 한 빌딩내에 함께 자리잡고 있다. 자재 관리, 제품 조립, 재고 관리 등 모든 회사 업무가 두 개 층에 나눠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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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방송용 모니터의 경우는 일반 모니터와 다른 신호를 받아들여야 하는 기술적 작업이 필요한데 KBS 기술연구소에서 관련 디지털 신호에 대한 경험이 새로운 디지털 방송용 모니터를 제작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2002년 회사를 설립하고 HD 관련 방송용 모니터 시제품을 2003년에 내놨는데 의외로 해외 시장에서 소니 제품의 대체재로서 티브이로직 제품이 각광 받아 딜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는 전언이다.

이 대표는 "초창기부터 해외 시장을 노렸다"면서"면서 "디지털 방송용 모니터의 도입 초기부터 시장 선점에 나서면서 오히려 소니와 경쟁 관계가 형성돼 해외 시장 진입이 힘들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 세계 41개국 총 95개의 딜러망을 구축해 수출 비중이 74% 정도에 이른다"며 "일본,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등지로 수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국내 시장 점유율은 80%가 넘지만 국내 시장 규모가 작아 해외 진출은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이 대표는 "국내 방송 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고, 이미 많은 모니터가 우리 제품으로 교체돼 있다"면서 "방송 모니터뿐만 아니라 장비 시장은 일반적으로 경기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시장으로 알려져 있어, 해외 수출 등 꾸준히 실적이 좋게 나온다면 상장 이후에도 긍정적 시장 반응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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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결산법인인 티브이로직은 2009년 매출이 172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40억원으로 40%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2009년 54억원에서 지난해 70억원으로 개선세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일본, 미국 등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돼 있고, 국내도 2012년말까지 모든 아날로그 방송은 디지털로 전환된다"면서 "특히 유럽 시장은 아직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이 걸음마 단계라 사업적 측면에서 많은 기회 요인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현재 글로벌 방송용 모니터 시장 규모는 3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이중 티브이로직은 1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디지털 방송 제작의 경우 전국적으로 디지털 방송을 송출하는 미국의 경우에도 제작 비율은 아직 30~40%에 머물러 디지털 방송 시장 규모의 향후 성장성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대표는 "세계 시장에서도 인지도 면에서는 소니 등 일본업체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면서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소니, JVC에 이어 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기술 경쟁력 부문에서는 오히려 소니보다 났다는 평가도 있다.

그는 "디지털 방송용 모니터의 경우 신호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색깔의 정확도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런 부분에서 티브이로직 제품이 딜러들 사이에서 오히려 소니보다 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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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식을 반영하듯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용 뷰파인더의 경우에는 오히려 소니 제품보다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 대표는 "DSLR 카메라용 모니터의 경우 소니 제품보다 화질과 품질이 훨씬 우수해 판매 가격이 두배 정도 비싸게 팔리고 있다"면서 "싼 값이 많이 팔기 보단 제대로 된 제품을 개발해 제 값을 받고 팔자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티브이로직은 산업용 HD 모니터와 CCTV 쪽 HD 관련 제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 대표는 "방송용 HD 모니터를 시작으로 점차 산업용 모니터 전반으로 HD 시장은 커질 것"이라며 "기술력을 향상시켜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티브이로직은 9월 중순경 증권신고서 제출을 마무리하고 내달 중하순경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 규모는 136억~157억원 정도이며 주당 공모가 밴드는 1만3000원~1만5000원으로 잡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