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 중앙동 롯데시네마 인근 GM빌딩 1층에 122㎡(약 37평) 규모로 자리잡은 치킨호프점 '베리치킨' 안산중앙점.유성열 사장(49 · 사진)은 작년 4월 업종을 전환,이곳에 문을 열어 성공한 케이스다. 6년간 운영해온 고추장불고기점을 접고 치킨호프점으로 바꿔 한 달 평균 35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지금의 매장 옆 건물 1층에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고추장불고기점을 운영했다. 개점 초기에는 매출이 높았지만 6년간 3~4가지 메뉴로 승부하다 보니 입맛이 천차만별인 고객들의 요구를 맞추기 힘들었다.

6년간 운영해온 매장이었던 만큼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안산 중앙역의 유동인구를 분석하고 소비자들의 소비성향,고객 연령 및 성별을 분석해나갔다. 조사 자료를 분석한 끝에 고추장불고기점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객층이 점점 젊어지고 있어 '소주와 얼큰한 요리'보다는 '맥주와 치킨'을 선호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가게를 회생시키기 위해 시작했던 시장조사가 업종 변경으로 이어지게 됐다. 개인독립점으로 매장을 운영하다 보니 늘 새로운 메뉴 개발이 힘들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바꾼 것도 이 때문이다.

막상 업종을 정했지만 어떤 브랜드를 선택해야 할지 막막했다. 유 사장은 유행을 타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치킨전문점'을 고른다는 원칙을 세웠다. 또 △본사의 재무상황이 안정적일 것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새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줄 것 △ 고급스러운 카페풍 매장일 것 등의 3가지 기준을 정했다. 이 기준에 맞춰 8개월 동안 인터넷을 뒤지고 각종 창업설명회를 돌아다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의 브랜드를 선택했다. 그는 직영점과 가맹점을 직접 방문,10가지 메뉴를 직접 맛보았다.

유 사장은 기존 불고기점을 폐점한 뒤 회수한 자금 중 1억2000만원을 투자해 치킨호프점을 열었다. 자체 분석한 성공 요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주고객층인 20대 대학생과 직장인에게 어필할 만한 인테리어를 갖췄다. 중앙역에 유입되는 인구는 대략 1만명으로 이 중 반월공단 직장인과 안산공대,한양대 등 대학생들이 먹자골목으로 모인다. 이들에겐 젊은 감각이 살아있는 카페형 치킨호프점이 잘 어울린다는 점이다. 유 사장은 천장이 높은 점포 특성을 살려 복층으로 개조,2층은 단체고객 중심으로 점포를 꾸몄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주로 20대 초 · 중반 고객들이 새벽까지 매장을 찾는다.

둘째,메뉴의 차별화다. 이곳 대표 요리는 프라이드 치킨과 오븐구이인 '야채베이크 치킨'이다. 이 두 가지 메뉴가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가격대는 1만5000원 선.튀김옷이 두꺼운 일반 치킨과는 달리 닭 표면에 아주 얇은 튀김옷만 만들어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풍부한 육즙과 쫄깃한 맛이 특징이다. 느끼함이 없고 은은한 야채의 향이 식감을 자극하는 게 인기 비결이다.

유 사장은 오후 4시에 가게 문을 열어 새벽 5시에 문을 닫는다. 여름 성수기에는 평소보다 1시간 이른 오후 3시에 문을 열고 있다. "성수기를 노려 배달 인력 한 명을 더 충원했어요. 새벽까지 손님이 몰리는 데다 배달 주문도 많아 배달인력을 쓰더라도 인건비 지출에 비해 매출이 더 올라가는 경향이 있죠." (031)405-2811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