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이 나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음식점에 가보면 도토리묵,감자전,녹두전류의 가격이 6000~7000원 정도다. 전류 전문점에서 보통 1만~1만2000원 하는 메뉴를 저렴하게 파는 것이다. "뭐 한 가지 더 시킬까" 하고 제안했을 때 메뉴판 가격을 보게 된다. 이때 심리적인 저항선인 1만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사이드 메뉴를 마련하면 매출은 상승곡선을 그린다.

예전에는 음식은 배불리 먹고 적당히 남겨야 하고,고기는 두어 점 남기고 가는 걸 미덕으로 여겼다. 그러나 요즘은 적게 시켜서 조금 부족하게 먹는 게 현실이다. 외식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이러한 소비자 트렌드를 외면하고 오로지 눈에 보이는 이득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적어도 다섯가지를 판매할 때 적어도 한가지 메뉴는 미끼상품으로 생각하고 원가에 던질 줄 알아야 한다.

필자가 직접 컨설팅해 성공한 점포들을 들여다보면 가격 전략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첫째,반계탕으로 성공한 식당이다. 보통 시중 음식점은 삼계탕 한 마리에 9000~1만1000원을 받는다. 그러나 이 반계탕 식당은 7000원을 받는다. 굴 반계탕은 7500원,녹두 반계탕은 8000원으로 점심 한끼 1만원의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했다.

둘째,반마리 2인분을 제공하는 오리고기집이다. 보통 오리고기 전문점은 한 마리 가격이 3만5000~4만원,모둠은 4만5000원 한다. 4~5인 가족이나 단체 모임에서 1인 식비 기준을 1만2000원을 넘기려 하지 않는다.

5인이 4만5000원짜리 메뉴를 먹기에는 다소 양이 적고 두 마리를 시키면 9만원을 넘어선다. 그래서 2만5000원짜리 반 마리 메뉴가 있어야 한다. 반 마리 메뉴가 있으면 2인의 커플 메뉴도 된다. 5~6인 손님도 반 마리를 추가 주문할 수 있어 매출도 당연히 올라간다.

셋째,족발 포장을 절반 크기로 줄여 성공한 점포다. 족발 포장 한 개 가격은 2만2000~2만5000원이다. 양을 절반 줄여 가격을 1만원으로 책정한 소포장 상품을 만들면 경기가 어려울 때 구매가 늘어난다. 안양 중앙시장의 모 족발집은 2만2000원짜리 포장판매가 하루 3~4개에 그쳤지만,1만원짜리 소포장 판매를 하면서 30개 이상으로 급증했다. 가격에 대한 발상을 전환,성공한 사례들이다.

이종호 외식창업문화연구소장 leejhm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