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TESAT)이 취업 스펙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테샛은 한국경제신문이 개발하고 시행 중인 국가공인 1호 경제이해력 검증시험.2009년 11월 제1회 정기시험이 실시된 이후 지금까지 열두 차례 정기시험이 치러졌다. 오는 11월13일 13회 시험이 전국 15개 시험장과 중국에서 예정돼 있다.

테샛은 매회 응시자가 늘어나 지난 12회 시험에선 사상 최고로 수험생이 몰려들어 전국 고사장을 늘려야 했다. 테샛 인기가 이처럼 치솟고 있는 것은 테샛을 보는 기업들의 눈이 초창기에 비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테샛시험이 취업생의 경제이해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공정한 잣대로 인식하고 있다. 테샛은 경제시사,미시,거시,국제금융,상황판단 등 경제에 대한 종합이해력을 평가한다. 이런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다는 것은 경제이해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이해력이 높은 입사지원생은 기업이해력과 충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게 취업담당자들의 시각이다.

테샛 우수자를 우대하는 기업도 크게 늘었다.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은 면접 때 테샛점수를 보고 우대를 해준다. 금융권 역시 테샛 고득점자들을 우수인재로 보고 면접 때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테샛 우수자를 기업연수 프로그램에 초청하는 기업도 많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금융 등은 자사의 기업연수 활동에 고득점자를 초청, 기업설명회와 업무소개를 직접 한다. 취업 준비생 사이에선 테샛과 인연을 맺으면 연수와 인턴에 참여할 수 있어 좋다는 입소문이 퍼져 있다.

최근 삼성증권 연수에 참여한 한 대학생은 "테샛시험을 치면 그만인 줄 알았는데 친절하게 연수 프로그램에 초청해줘 기뻤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학생은"삼성증권의 설명을 듣고 증권 쪽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실무진의 생생한 강의는 취업준비생에게 큰 인기였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도 테샛 고득점자를 초청, 좌담회를 갖는 등 인재 입도선매에 나선 상태다.

테샛 정기시험은 매년 분기마다 한 차례씩 네 차례 실시된다. 2월,5월,8월,11월에 전국적으로 동시에 치러진다. 시험 일정은 정기적으로 공지된다. 응시료는 1인당 3만원이다. 고사장은 지역별로 설치돼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서 응시할 수 있다. 접수는 인터넷(www.tesat.or.kr)으로만 받으며 그곳에서 고사장을 선택할 수 있다. 수험표 출력도 온라인 상에서 이뤄진다.

테샛은 성적에 따라 6단계 등급으로 구성된다. 80문항 300점 만점을 기준으로 270점 이상 득점자는 S등급으로 분류된다. 1등급은 240~269점,2등급은 210~239점이다. 5등급까지 있으며 등급마다 30점 차이가 난다. 이들 등급 중 국가공인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3등급까지다. 테샛 국가자격 인정 기간은 2년이다. 2년이 지나면 해당 자격이 없어진다. 토플 등 영어시험과 같다. 꾸준하게 공부하지 않으면 실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테샛이 알려지면서 승진 및 승급 시험으로 테샛을 채택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교육용 가구업체인 D사는 승급대상 직원들에게 테샛 점수를 반드시 제출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특정 점수에 미달하면 승급을 할 수 없을 만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샛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해선 경제신문을 꾸준히 읽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취업준비생들은 경제시사 부문이 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제시사 문제는 신문을 위주로 출제되는 경향이 있어 의외로 시사문제에서 만점을 쉽게 받을 수 있다. 테샛시험은 시험신뢰도 평가지수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지수인 크론바흐 알파지수에서 테샛은 0.8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1점이 만점인 크론바흐 알파지수는 문항의 변별도와 일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별하는 지수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