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적정금리 연 3.5%…한 차례 올려야
◆대외 금융불안 · 추석 겹쳐
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들이 9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판단한 가장 큰 이유는 대외 불확실성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지난달 이같은 이유로 기준금리를 제자리에 묶어뒀는데 지금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금융 불안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고 물가와 경기 흐름이 모두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추석(12일)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혔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20조원에 가까운 추석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는데 중앙은행이 반대로 유동성을 조여 '엇박자'를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도 "한은이 추석 전에 금리를 올린 적이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말했다.
◆14명은"성장률 하향조정"
'올해 물가를 4%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정부 목표는 비현실적인 것으로 진단됐다. 한경이코노미스트클럽 회원 전원이 목표 달성에 대해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들어 8월까지 4.5%를 기록한데다 당분간 4%대 물가가 이어질 것이란 근거에서다. 전체 회원의 50%(10명)가 올 연말까지,40%(8명)가 9~10월까지 4%대 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경기 전망도 밝지 않았다. 전체 회원의 70%(14명)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거나 그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경이코노미스트 20명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모두 정부 목표(4.5%)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40%(8명)는 성장률이 3%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앞으로 가장 역점을 둬야 할 정책 분야에선 물가 억제(35% · 7명)가 성장(30% · 6명)을 근소하게 앞섰다. 물가는 뛰고 경기는 나빠지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가계부채를 꼽은 전문가도 20%(4명)나 됐다.
◆연말까지 한 차례 금리 올려야
올 연말까지 바람직한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75%(15명)가 연 3.50%를 제시했다. 4분기 중에는 기준금리를 한 차례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확산되고 있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대외 불안이 가라앉으면 연말에는 금리 인상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를 연 3.75%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박형중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는 지적도 나왔다.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15%(3명)였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물가는 8월을 고점으로 둔화되겠지만 성장률은 하방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물가만 고려한 금리 인상은 득보다 실이 크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