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내며 마라톤 강국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아벨 키루이(사진)는 4일 대구 시내에서 열린 42.195㎞ 구간의 마라톤 레이스에서 2시간7분38초의 기록으로 우승하며 2009년 베를린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빈센트 키프루토(케냐)가 2시간10분06초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3위는 2시간10분32초를 찍은 페이사 릴레사(에티오피아)가 차지했다.

이날 금메달과 은메달을 추가하면서 케냐는 남 · 녀 마라톤에 걸린 메달 6개 중 5개를 휩쓸었다.

2년 전 베를린 세계대회에서 2시간6분54초의 대회 신기록으로 정상을 밟았던 키루이는 이날 출발부터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다 30㎞ 지점부터 치고 나와 10㎞ 이상을 독주한 끝에 타이틀을 방어했다.

고교 졸업 이후 마땅한 직업을 갖지 못했던 키루이는 케냐 경찰 채용 달리기 시합에서 우승해 경찰로 채용됐고 그때부터 정식으로 달리기 훈련을 한 늦깎이 마라토너다.

그는 2006년에 베를린 마라톤에서 다른 선수의 페이스 메이커로 나섰지만 완주에 성공하며 9위로 골인했다. 2008년 빈 마라톤에서는 2시간07분38초의 코스 기록을 세워 마라톤계에 이름을 알렸고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마라톤 최강자로 우뚝 섰다. 키루이는 "지난 대회 챔피언으로서 타이틀을 방어해서 기쁘다"며 "대구의 코스와 레이스 운영이 모두 만족스러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한국 선수 가운데 정진혁은 2시간17분04초로 23위로 골인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