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값 3년째 고공행진…시세차익 '짭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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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강남역 1년 새 2000만~3000만원↑
"월세는 올리는데 한계"…임대수익률은 하락
"월세는 올리는데 한계"…임대수익률은 하락
서울 충정로역 인근 오피스텔에 전세로 살고 있는 직장인 이모씨(39)는 보증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다른 오피스텔을 알아보러 다녔다. 광화문 직장에서 가깝고 오피스텔이 많은 지하철 5호선 마포역~충정로역 사이가 대상이었다. 그러나 전용 26~33㎡(약 8~10평) 소형 전세매물을 찾기 어려웠다. 1년 단위의 전 · 월세 계약에 집주인의 양도세 문제로 전입신고가 안되는 매물이 대부분이었다. 이씨는 오피스텔 매입을 생각했지만 1년 새 2000만원 오른 2억원의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포기했다. 대신 살던 오피스텔 보증금을 1500만원 올려주고 눌러앉기로 했다.
◆오피스텔 3년째 고공행진
오피스텔 매매가와 전셋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는 2009년 5월 상승 전환한 이후 지난달까지 2년5개월 동안 오름세를 지속했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작년 여름 0.05~0.09%이던 월간 상승률은 작년 11월 0.1%대로 높아졌고 올 1월엔 0.3%대를 나타냈다. 올 하반기에도 0.1%가량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 · 도심 · 마포권의 33㎡ 전후 인기 오피스텔은 최근 1~2년 사이 2000만~5000만원 상승했다. 마포지역은 1억8000만~2억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오피스텔 전문업체인 더피앤디의 임현욱 사장은 "상승세가 오랫동안 이어지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오피스텔은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품이라는 틀이 일부지역에서 깨지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 오름폭이 커지면서 거래는 주춤해지고 있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거래 매물이 적고 도시형 생활주택,신규분양 등 투자 대안이 생기고 있어 매수세가 다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 전 · 월셋값도 고공 행진하기는 마찬가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전셋값은 2009년 6월 0.02% 오르며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지난달까지 줄곧 올랐다. 같은 기간 월세는 지난 5월 한 달을 제외하곤 계속 상승세다.
◆임대수익률 하락 주의해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작년 1월 6.42%에서 지난달 6.11%로 낮아졌다. 서울지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95%에서 5.63%로 둔화됐다. 이 연구원은 "월 80만~100만원 가까운 월세를 부담할 수 있는 수요자는 많지 않다"며 "오피스텔 시장에서 통용되는 월세 상한선이 있어 매매가 상승은 곧 임대수익률 하락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매매가 상승시기엔 매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대수익이 뒷받침되지 않는 가격은 거품인 까닭이다. 매매가격이 오르면 세금 등 부대비용 일체를 고려한 실질 임대수익률을 확인해 임대수익이 기대되는 물건을 선별적으로 청약하거나 매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분양대행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수익형 부동산 투자열풍으로 오피스텔 신규 공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며 "길게 보면 지역별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임대수익률을 더 떨어뜨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