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하면서 주변 인물에 관심이 쏠린다. 아직 공식적으로 갖춰진 조직은 없지만,그의 주변 인물들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안 원장이 정치에 본격 뛰어들게 되면 이들이 원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4일 전남 순천에서 열린 청춘콘서트에서 "멘토의 이념 스펙트럼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나의 멘토라고 하는데 내 멘토는 300명 정도"라며 "김제동 · 김여진 씨 등 멘토들이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장관에게 이제는 더 말씀을 말아달라고 부탁도 했다"고 덧붙였다.
윤 전 장관은 안 원장의 정치적 발판이 된 청춘콘서트를 기획한 인물로,청와대 공보비서관 · 정무비서관 등을 거친 뒤 2002년 이회창 당시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미디어본부장을 지냈다. 16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나라당 산하 여의도연구소장과 박근혜 당 대표시절 한나라당선거대책위원회 상임본부장을 지낸 대표적인 기획통이다. 정치 성향은 합리적 보수란 평이다.
안 원장 주변엔 진보 진영은 물론 친노 진영 인물도 포진해 있다. 청춘콘서트를 함께하는 박경철 경북 안동신세계연합병원장은 경제와 주식 등에 관한 글을 쓰다 지금은 경제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박 원장은 안 원장 의중을 가장 잘 읽는 사람으로 꼽힌다. 방송인 김제동 씨도 안 원장의 확실한 지지자로 대표적 친노 연예인이다. 김씨의 트위터 팔로어는 54만7000명에 이른다.
이 밖에 진보성향의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와 비정규직 등의 문제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배우 김여진 씨도 안 원장과 수시로 사회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청춘콘서트는 공식적으로 재단 산하 평화교육원 주최다. 재단 이사장인 법륜 스님을 비롯해 한나라당 전 의원이자 소설가인 김홍신 씨,권영경 통일교육원 교수,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이사로 재직 중이다. 평화재단이 연 다른 강좌엔 4대강 사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와 김연철 한겨레평화연구소장, 신주백 연세대 교수 등도 참여했다.
안 원장은 진보와 보수가 아닌 상식과 비상식을 잣대로 삼고 있다고 한다. 안 원장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고 있는 김종인 전 의원은 정권에 상관없이 국회의원 및 청와대와 정부 각료 등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확실히 반북(反北)은 아니며 최근엔 반기업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는 중도층에 어필할 것"이라고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