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어제 9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됐다. 주최 측은 다른 어떤 대회보다 알뜰하고 경제적인 흑자 대회였다고 홍보한다. 기존 시설을 개 · 보수해 사용했고 선수촌 아파트 등도 국비와 민자로 충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기장 시설 개조와 보수를 위해 발행한 지방채는 상환에 문제가 없는지 또 유지비가 계속 들어가야 할 경기장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궁금증을 갖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의 과도한 국제행사 유치의 폐해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 지금은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 감사원이 지자체가 치렀던 국제행사 28개에 대해 감사를 벌여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총사업비는 1조원 이상 들었지만 총 수입은 1918억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행사 중 절반은 외국인 관람객 비율이 5%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6년까지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 F1 국제자동차경주대회만 하더라도 4855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더욱이 이 행사를 주최하는 전남도는 재정자립도가 매우 낮아 지방채 등 채무로 부담해야 할 비용에 대해선 상환계획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앞으로도 2013년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 지자체가 치르는 국제 대회도 줄지어 있다. 이런 행사는 지자체장들이 소위 선거용 치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최고의 아이템이지만 국민과 지역민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제는 국제행사 유치에도 정확한 계산이 들어가는 성숙한 행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