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리비아 외교 손놓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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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군, 트리폴리 함락
1주일간 대사관 복귀 '0명'…英·佛 등은 속속 정상업무
1주일간 대사관 복귀 '0명'…英·佛 등은 속속 정상업무
우리 기업들의 리비아 시장 복귀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리비아 사태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리비아에서 철수했던 대우건설 리비아지사 임직원 중 일부는 튀니지 제르바에 도착,우리 정부의 입국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5일 "외교통상부에 리비아 입국 허가를 신청해 놓았다"며 "허가가 나는 대로 현장을 점검하고 공사 재개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복귀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의 움직임은 속도가 더디다. 리비아 시민군이 지난달 24일 트리폴리에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의 요새를 함락한 지 1주일이 지나도록 주리비아 한국대사관은 손을 놓고 있다시피 했다는 지적이다. 주리비아 한국대사관 소속 외교관들은 지난 5월 내전이 격화되자 모두 이웃 튀니지의 휴양도시인 제르바 섬으로 이동,현재까지 그곳에 머물고 있다.
트리폴리가 시민군 손에 넘어갔는데도 불구하고 대사관엔 우리 기업의 현지 복귀를 돕고 교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직원이 단 한 명도 없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한국대사관은 지난 1일에야 트리폴리로 선발대 2명을 파견했다.
정부 관계자는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의 본부가 트리폴리에 설치되면서 치안이 안정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이번 주 중 조대식 대사를 비롯해 대사관 관계자 대부분이 트리폴리로 복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 움직임은 리비아 사태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유럽 등 다른 국가들과 대조적이다. 프랑스는 지난달 29일 주리비아 대사관을 재개설했고 영국의 외교관들도 트리폴리로 복귀했다.
중국 대사관 직원들은 내전 와중에도 트리폴리를 떠나지 않았다. 미국 프랑스 영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가들은 리비아 공습을 주도한 데 이어 리비아의 동결자산을 해제하는 등 NTC에 다가서고 있다.
현지 진출 기업의 한 직원은 "리비아로 복귀하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는데 돌아가는 상황을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 몰라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향후 리비아 시장에서 카다피 정권 축출에 기여한 나토 회원국들과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며 "우리 정부가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 관계자는 "리비아의 정부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현지 진출 및 재건 논의는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말했다. 또 "프랑스는 리비아 반군의 무기 공급 및 훈련을 도왔기 때문에 NTC의 특별한 경호를 받을 수 있지만 우리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했다.
권원순 한국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정부가 리비아에서 기업 등 민간의 활동을 적극 지원해주고 당국 차원에서 리비아 새 정부와의 긍정적인 관계의 바탕을 다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조수영/조성근 기자 delinews@hankyung.com
지난 5월 리비아에서 철수했던 대우건설 리비아지사 임직원 중 일부는 튀니지 제르바에 도착,우리 정부의 입국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5일 "외교통상부에 리비아 입국 허가를 신청해 놓았다"며 "허가가 나는 대로 현장을 점검하고 공사 재개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에 복귀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의 움직임은 속도가 더디다. 리비아 시민군이 지난달 24일 트리폴리에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의 요새를 함락한 지 1주일이 지나도록 주리비아 한국대사관은 손을 놓고 있다시피 했다는 지적이다. 주리비아 한국대사관 소속 외교관들은 지난 5월 내전이 격화되자 모두 이웃 튀니지의 휴양도시인 제르바 섬으로 이동,현재까지 그곳에 머물고 있다.
트리폴리가 시민군 손에 넘어갔는데도 불구하고 대사관엔 우리 기업의 현지 복귀를 돕고 교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직원이 단 한 명도 없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한국대사관은 지난 1일에야 트리폴리로 선발대 2명을 파견했다.
정부 관계자는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의 본부가 트리폴리에 설치되면서 치안이 안정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이번 주 중 조대식 대사를 비롯해 대사관 관계자 대부분이 트리폴리로 복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 움직임은 리비아 사태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유럽 등 다른 국가들과 대조적이다. 프랑스는 지난달 29일 주리비아 대사관을 재개설했고 영국의 외교관들도 트리폴리로 복귀했다.
중국 대사관 직원들은 내전 와중에도 트리폴리를 떠나지 않았다. 미국 프랑스 영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가들은 리비아 공습을 주도한 데 이어 리비아의 동결자산을 해제하는 등 NTC에 다가서고 있다.
현지 진출 기업의 한 직원은 "리비아로 복귀하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는데 돌아가는 상황을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 몰라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향후 리비아 시장에서 카다피 정권 축출에 기여한 나토 회원국들과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며 "우리 정부가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 관계자는 "리비아의 정부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현지 진출 및 재건 논의는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말했다. 또 "프랑스는 리비아 반군의 무기 공급 및 훈련을 도왔기 때문에 NTC의 특별한 경호를 받을 수 있지만 우리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했다.
권원순 한국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정부가 리비아에서 기업 등 민간의 활동을 적극 지원해주고 당국 차원에서 리비아 새 정부와의 긍정적인 관계의 바탕을 다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조수영/조성근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