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잇따라 '경차' 신모델을 내놓고 있다. 내수시장 공략과 강화된 연비 규제 기준에 대처하기 위해 '경차'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혼다자동차는 연내 일본 시장에 경차 모델 3종을 출시하기로 했다. 혼다 관계자는 "연말까지 휘발유 1ℓ로 25㎞를 달릴 수 있는 왜건 타입의 신형 경차 등 3종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혼다는 향후 5년간 30만대 이상의 경차를 생산 ·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혼다의 연간 일본시장 판매 목표 70만대의 43%에 달하는 수치다.

룩산,모코,오티 등 여러 종의 경차 브랜드를 갖고 있는 닛산자동차는 지난 6월 미쓰비시자동차와 합작회사를 세워 경차 시장 공략 채비를 끝냈다. 합작사는 경차만을 개발,생산한다. 양사는 국내 경차시장 점유율을 3년 내 현재의 2배가량인 4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닛산 측은 "경차는 고속도로통행료와 공영주차료,도시혼잡통행료 등을 50%가량 할인받을 수 있어 경제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일본 업체들이 경차로 눈을 돌리는 것은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연비 규제에 대처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지난달 초 미국 정부는 2025년까지 연비를 현재보다 2배 이상 높인 새로운 기준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일본도 연비를 2020년까지 2009년 대비 24.1% 개선하는 것을 의무화한 새로운 기준안을 내놨다. 현재 ℓ당 11.6㎞인 자동차 업체의 평균 연비가 2020년 이후에는 ℓ당 20㎞는 돼야 한다는 얘기다.

도요타자동차는 내년께 연비가ℓ당 40㎞를 넘는 하이브리드 경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차량 가격은 대당 150만엔(20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