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코리아가 준중형 세단 '올 뉴 포커스'(사진)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가격을 3000만원 아래로 책정키로 했다. 미국 자동차 업체가 2000만원대 준중형급 세단을 국내에 들여오기는 처음이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5일 서울 성북동 삼청각에서 열린 '올 뉴 포커스 출시기념 시승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올 뉴 포커스는 포드코리아에서 내놓은 첫 준중형 세단"이라며 "한국에서 폭스바겐 골프 · 제타와 아우디 A3,국산차는 현대차의 i40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아직 구체적인 가격은 책정하지 않았지만 3000만원대의 벽을 깰 것"이라며 "2000만원대 후반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쟁 우위에 서겠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포드가 '가격 파괴'전략으로 유럽차는 물론 국산 중형세단 소비자들까지 끌어들여 상대적으로 입지가 약한 한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올 뉴 포커스는 1998년 처음 출시된 포커스의 3세대 모델로 배기량 2000㏄짜리 준중형 승용차다. 해치백과 세단 2종 5개 모델로 구성됐으며 오는 19일 공식 출시된다. 가솔린 직분사 DOHC 4기통 엔진을 장착했으며 최대 출력 162마력,최대 토크 20.2㎏ · m다. 공인 연비 13.2㎞/ℓ다.

준중형 세단에서는 보기 드물게 '와이파이 핫스팟(Wi-Fi Hotspot)' 기능을 탑재했다. 차 안에서 노트북,스마트폰 등으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코너링 때 앞바퀴 안쪽에 미세한 브레이크를 걸고 바깥쪽 바퀴가 더 많이 회전하도록 해 부드럽게 돌 수 있도록 하는 '토크 백터링 컨트롤 시스템'도 적용했다. 음성인식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싱크(SYNC)'는 운전자가 말로 음악재생,전화통화,적정 온도 설정,내비게이션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포드 측은 "한 · 미 FTA가 조만간 발효될 것으로 보고 유럽 브랜드의 대항마로 실용적인 준중형 세단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0만원대 후반인 올 뉴 포커스(기본모델)는 지난 1일 출시된 현대차의 중형왜건 i40(2835만~3075만원)와 가격대가 비슷할 전망이다.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아우디 A3(3990만원)는 물론 폭스바겐의 골프와 제타(3190만원)보다 싸다.

한봉석 포드코리아 마케팅 이사는 "포커스 출시로 포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한국 시장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포커스를 올 연말까지 500대 팔고 내년에는 디젤 모델을 추가해 연간 2000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라며 "중형 세단 토러스와 함께 볼륨 카로 만들어 포드가 국내에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