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초반 여론조사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당내 주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로선 출마를 해도,안 해도 부담스러운 상항이다.

정당 내 후보군 중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원장에 대한 관심을 놓고 일각에서는 '거품이 끼었다，검증이 안 됐다'는 이야기도 하지만 이 같은 정치 현상에는 부인할 수 없는 국민 정서가 담겨있다"며 "한나라당은 안철수의 존재를 백신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최고위원의 서울시장에 대한 발언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와 친박계가 나 최고위원의 후보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뒤 공식적으론 처음 밝힌 것이다. 한 당직자는 "나 최고위원이 마음을 비운 것 같다"며 "친박계가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스러운 데다 안 원장이 야당 측과 연대한다고 해 지금으로선 나가도 확신이 없다는 게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주 내로 출마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한명숙 전 총리도 마찬가지다. 한 전 총리 입장에서는 예기치 않은 외부 변수까지 더해진 셈이다. 한 전 총리는 일단 "당을 위해서는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김재후/김형호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