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에 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가 다시 밀려오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충격이 미국 '고용 쇼크'로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 1800선이 무너졌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증시도 장중 5% 이상 폭락했다.

코스피지수는 5일 81.92포인트(4.39%) 급락한 1785.83에 마감했다. 지난달 26일(1778.95) 이후 6거래일 만에 18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코스닥지수도 14.04포인트(2.84%) 내린 480.43에 장을 마쳤다.

지난 주말 유럽과 미국 증시 급락 여파가 개장 초부터 한국은 물론 아시아 증시에 그대로 전해졌다. 8월 중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창출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자 지난 주말 미국 다우지수는 2% 이상 급락했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우파연합이 4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유럽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공조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퍼졌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10일(1조759억원) 이후 최대인 331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도 4341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낙폭을 키웠다.

9일 발표될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여전히 6%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부담을 줬다. 이날 일본(-1.86%) 대만(-2.65%) 등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한 데 이어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증시도 장중 3~5%대 급락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는 노동절로 이날 휴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정책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 중인 상황에서 기대감보다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은 정책 공조를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이 각각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혀 있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