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권 자금난…美고용ㆍ中제조업 위축 '삼각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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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더블딥 공포…글로벌 증시 폭락
그리스 국채 금리 사상 최고치 급등…"심상찮다" 美 MMF, 유럽 탈출 러시
그리스 국채 금리 사상 최고치 급등…"심상찮다" 美 MMF, 유럽 탈출 러시
한고비를 넘기는 듯했던 글로벌 경제위기가 다시 엄습하고 있다. 지난 주말 공개된 미국과 중국의 실물지표는 기대에 턱없이 못 미쳤다. 간신히 진정됐던 유럽 재정위기는 그리스와 이탈리아가 긴축재정안의 실행 여부를 놓고 내부 반발에 부딪치는 등 다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그리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5일 장중 연 19%,2년물 금리는 연 50%를 각각 돌파해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가입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스 · 伊 긴축 이행 불투명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유럽 언론들은 4일(현지시간) 그리스 이탈리아 등의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가 긴축재정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서다. 그리스 의회 예산심의위원회는 지난 주말 보고서를 통해 "재정적자 문제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발표해 유로존의 긴축 요구를 맞추기 어렵다고 고백했다. 이 여파로 5일 그리스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이탈리아도 지난달 총 450억유로(64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줄이겠다는 감축안을 내놨지만 최근 고소득층에 대한 연대세 신설을 철회하는 등 세부적인 실행안을 사실상 포기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등은 두 나라 정부가 구제금융의 전제조건으로 약속했던 재정긴축안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구제금융 집행을 보류하겠다고 경고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지난 주말 이탈리아에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CB는 오는 8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이탈리아의 채권 매입을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재정위기의 재부각은 유럽계 은행들의 자금조달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FT에 따르면 지난 2분기 1500억달러였던 유럽권 은행의 채권 발행액은 3분기 들어 300억달러 안팎으로 급감했다.
게리트 잘름 ABN암로 최고경영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은행들의 자금조달 위기가 유로화의 종말로 이어질 경우 1930년대 대공황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충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독일 시사잡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주요국들이 적극적으로 공조하지 않을 경우 전 세계가 또 다른 금융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미국 머니마켓펀드(MMF)들은 유럽 은행권에서 탈출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미국 10대 MMF의 유럽 은행채 비중은 6월 말 전체 자산의 48.7%에서 7월 말 47%까지 떨어졌다.
◆美 · 中 실물지표도 뒷걸음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예상치에 못미친 것도 경기침체 우려를 높이며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2일 8월 한 달간 비농업 부문 일자리 순증이 제로(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월가 전망치를 밑돈 것이다. 중국 제조업 지수도 기대에 못 미쳐 제조업 경기가 조정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HSBC가 최근 발표한 중국 8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9로 기준점인 50을 밑돌았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점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확장을,밑돌면 경기위축을 의미한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그리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5일 장중 연 19%,2년물 금리는 연 50%를 각각 돌파해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가입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스 · 伊 긴축 이행 불투명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유럽 언론들은 4일(현지시간) 그리스 이탈리아 등의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가 긴축재정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서다. 그리스 의회 예산심의위원회는 지난 주말 보고서를 통해 "재정적자 문제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발표해 유로존의 긴축 요구를 맞추기 어렵다고 고백했다. 이 여파로 5일 그리스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이탈리아도 지난달 총 450억유로(64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줄이겠다는 감축안을 내놨지만 최근 고소득층에 대한 연대세 신설을 철회하는 등 세부적인 실행안을 사실상 포기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등은 두 나라 정부가 구제금융의 전제조건으로 약속했던 재정긴축안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구제금융 집행을 보류하겠다고 경고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지난 주말 이탈리아에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CB는 오는 8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이탈리아의 채권 매입을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재정위기의 재부각은 유럽계 은행들의 자금조달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FT에 따르면 지난 2분기 1500억달러였던 유럽권 은행의 채권 발행액은 3분기 들어 300억달러 안팎으로 급감했다.
게리트 잘름 ABN암로 최고경영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은행들의 자금조달 위기가 유로화의 종말로 이어질 경우 1930년대 대공황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충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독일 시사잡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주요국들이 적극적으로 공조하지 않을 경우 전 세계가 또 다른 금융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미국 머니마켓펀드(MMF)들은 유럽 은행권에서 탈출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미국 10대 MMF의 유럽 은행채 비중은 6월 말 전체 자산의 48.7%에서 7월 말 47%까지 떨어졌다.
◆美 · 中 실물지표도 뒷걸음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예상치에 못미친 것도 경기침체 우려를 높이며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2일 8월 한 달간 비농업 부문 일자리 순증이 제로(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월가 전망치를 밑돈 것이다. 중국 제조업 지수도 기대에 못 미쳐 제조업 경기가 조정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HSBC가 최근 발표한 중국 8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9로 기준점인 50을 밑돌았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점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확장을,밑돌면 경기위축을 의미한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