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내증시는 숨고르기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 거래일 코스피지수는 7일만에 하락해 1860선으로 후퇴했다. 외국인이 나흘 만에 '팔자'로 돌아선데다 최근 반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장 초반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못하던 지수는 한때 낙폭을 키워 185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뉴욕증시 급락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고용지표 충격에 급락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비농업 부문 고용이 '0'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부진한 수치이며, 전문가들의 예상치(6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월간 신규고용이 0을 기록한 것은 1945년 2월 이후 66여년 만에 처음이기도 하다. 실업률도 9.1%로 전달과 같은 수치를 나타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 기대감은 남아있지만 8월 고용지표가 기대보다 부진했다"며 "독일의 정치적 이벤트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의 국채 만기 이슈 등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직전고점(1906)이자 지난달 8일 급락장세로 인해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던 1900선에 진입을 앞두고 있어 일련의 매물소화 과정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지수 상승탄력이 일정부분 둔화되고 차익물량에 따른 숨고르기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외 이벤트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우선 시장의 관심사항은 오는 8일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이번 발표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상당히 높아져 있어 내용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경우 실망매물 출회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는 점도 일정부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는 9일 예정된 중국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는 중국 정부의 긴축 통화정책에 변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박승영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달 6.5%에서 6.2%로 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중국의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는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으로 약해진 글로벌 유효 수요에 대한 기대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서 6일에는 독일과 네덜란드, 핀란드 재무장관 회담에서 담보 요구가 철회될 경우 그리스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완화될 것"이라며 "이번 주 코스피는 이러한 이벤트를 소화하며 1800~1900선의 제한된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숨고르기 국면을 활용해 낙폭이 큰 대형주에 대한 저가매수 전략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중국 긴축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으므로 중국관련 내수주와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은 중소형주에 대해서도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