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불안 우려로 주가 폭락…獨·佛 한때 5% 이상 떨어져
유로존 재정위기로 5일 독일 증시가 5% 이상 하락하는 등 유럽 주요국 증시가 동반 폭락했다.

독일 DAX30지수는 이날 5.28% 떨어진 5246.18, 프랑스 CAC40지수는 4.73% 하락한 2999.54로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3.58% 내린 5102.58로 추락했다.

독일 증시는 한때 6% 가까운 폭락세를 보였고 다른 유럽 국가의 주요 지수들도 4~5% 가량 떨어졌다. 특히 금융주들의 하락폭이 컸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12.32%, 로이즈뱅킹그룹은 -7.46% 폭락했다. 바클레이즈는 -6.69%, 도이체방크는 -8.86% 하락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유로존의 국가 부채 위기가 좀처럼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긴축정책 여파로 세계 경기 침체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또 미국과 영국 당국이 2008년 모기지 대출을 권장해 금융위기를 야기했던 유럽의 주요 은행 17개를 대상으로 소송에 들어갈 것이란 소식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기독민주당(CDU)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재정위기를 겪는 남유럽 국가에 대한 유럽연합의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독일 헌법재판소가 7일 독일 정부의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에 대해 위헌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는 소식도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금리는 다시 치솟아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5.53%로 지난 주말(연 5.25%)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스페인 10년물 금리도 0.12%포인트 오른 연 5.22%를 기록했다.

반면 안전자산인 독일 10년물 금리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사상 최저인 연 1.85%로 떨어졌다.

지난달 최고가를 기록한 뒤 주춤했던 금값도 안전자산 선호 경향으로 온스당 1900달러에 거래되는 등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