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동 예탁원 사장 "IT 인프라 구축·지분 구조 개선에 중점"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사진)은 6일 서울 여의도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앞으로 금융시장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사업의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달 8일 취임했다.

김 사장은 "우리금융지주에서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역임해 IT기술의 중요성을 잘 안다"고 운을 뗐다. 그는 "IT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이뤄질 수 없다"며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해킹 관련 보안을 강화하라고 해당 부서에 이미 지시했다"고 말했다.

예탁원이 준비 및 시행 중인 IT인프라는 △신(新)증권결제시스템 △전자투표제도 △전자단기사채 등이다.

새로운 증권결제시스템은 결제의 안전성과 속도를 높이기 위해 오는 11월 말 시행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이 운영되면 증권, 대금 수령 시간이 빨라지고 결제 지연이 해소된다.

전자투표시스템의 안정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예탁원은 전자투표시스템은 지난해 개발해 기업에 서비스 중이다. 예탁원은 현재까지 시스템 구축 등에 10억원을 사용했으며 앞으로 시스템 안정화, 용량 확충 등에 18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현재 예탁원의 전자투표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기업은 37곳에 불과하지만,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쉐도우 보팅(예탁원 의결권 대리 행사)이 2015년부터 금지되면 전자투표가 활성화 될 것으로 예탁원은 기대하고 있다.

전자단기사채는 기업이 단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만기가 1년 미만인 사채를 실물 발행없이 예탁원을 통해 전자적 방식으로 발행, 유통하는 것이다.

사채가 전자화되면 발행정보가 투명해지는 등의 효과가 있다. 전자단기사채 시스템은 2013년에 오픈될 전망이다.

김 사장은 또 한국거래소와 협의를 거쳐 예탁원의 지분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거래소는 예탁원 지분 약 70%를 보유 중이다.

김 사장은 "이용자 중심으로 예탁원의 소유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점은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며 "2006년 거래소의 보유 지분을 50% 이하로 낮추도록 한 합의안이 이행되도록 거래소 이사장과 협의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탁원의 중점 사업 중 김 사장이 새롭게 내놓은 정책은 아직 없다.

김 사장은 "아직 취임한지 채 한달이 안 된데다 민간 기업에 비해 공기업 사장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매우 좁더라"라며 "경직된 기업 문화를 경쟁적, 생산적으로 바꿔가면서 (예탁원 사장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것"고 밝혔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