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 2가구 중 1가구는 다 지어진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악성 미분양'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는 지난 7월 기준으로 전체 미분양 아파트 7만87가구 중 준공 후 미분양은 54.3%인 3만8085가구로 집계됐다고 6일 발표했다.

미분양 물량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7년 14.5%에서 2009년 36.9%로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 따른 밀어내기 분양 증가로 2008년 7월 16만595가구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꾸준히 줄어들고 있으나 매수자들이 준공 후 미분양보다 일반 미분양에 몰리면서 준공 후 미분양 비중이 높아졌다고 부동산써브 측은 설명했다.

지역별로 수도권과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은 각각 37.5%와 65.5%로 나타났다. 서울의 악성 미분양 물량(전체 미분양의 49.1%)은 강동구(206가구),구로구(134가구),성북구(115가구)에 많았다. 경기도(전체의 40.9%)에서는 용인시(3348가구)가 두드러졌다.

지방에서는 대구(7481가구)가 준공 후 빈집이 많았고 충남(4240가구)과 울산(3477가구),경북(3342가구),강원(2407가구),경남(2018가구) 순이었다.

나인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공사대금 회수가 늦어지고 관리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는 준공 후 미분양은 건설사 유동성 애로 요인"이라며 "매수자는 단기간에 구입자금을 마련해야 하고 준공 후 기간이 길수록 아파트 가치도 떨어져 구매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