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분기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으로 측정하는 경제성장률 0.9%에 한참 못 미쳤다. 국민의 구매력이 경제성장률만큼 증가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0.1% 감소(전 분기 대비)했던 국민소득은 2분기에 0.2%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회복돼 2009년 4분기에는 GNI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1분기부터 상황이 다시 나빠져 6분기 연속 성장률보다 낮은 GNI 증가율이 이어지고 있다.

박영환 한국은행 국민소득총괄팀 과장은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등 정보기술(IT) 제품 가격은 하락한 반면 국제 유가는 크게 오르면서 교역 조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한 단위를 수출해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하는 순상품 교역조건 지수는 2분기에 79.7(2005년=100 기준) 로 2008년 4분기(75.1) 이후 10분기 만에 가장 낮았다. 제품 100개를 수출해 80개 정도밖에 수입할 수 없을만큼 교역조건이 나빠졌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2분기 무역수지가 명목 기준으로 6조원가량 흑자를 기록했지만 교역 조건 변화를 감안한 실질무역손익은 17조6000억원 손실로 1분기(15조1000억원 손실)보다 악화됐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 7월 발표된 속보치와 비교할 때 전년 동기 대비로는 3.4%로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0.8%에서 0.9%로 높아졌다. 속보치에서 전 분기 대비 0.3%에 그쳤던 건설업 성장률이 2.6%로 높아진 덕분이다. 건설업 성장률은 작년 1분기 1.4% 이후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성장률은 1.4%로 속보치(1.5%)보다 약간 낮아졌다.

지출 측면에서는 민간소비가 속보치에선 1.0% 늘었지만 잠정치에선 0.9% 증가에 그쳤다. 설비투자는 4.0%에서 3.9%로 둔화됐다. 반면 건설투자는 -0.4%에서 1.6%로 상승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중 총저축을 뜻하는 총저축률은 2분기 31.3%로 1분기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최종소비지출이 국민총처분가능소득보다 많이 늘어난 결과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중 총자본형성을 의미하는 국내총투자율은 29.5%로 전 분기 대비 0.5%포인트 높아졌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