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가 비용절감을 위해 추진해온 초대형 벌크선 운영을 포기했다. 세계 최대 철광석 수입국인 중국이 자국 해운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발레 선박의 입항을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발레는 건조 중인 배를 포함,총 19척의 벌크선을 중국 등지의 선주들에게 매각 또는 임대하기 위해 협상 중이다. 발레는 당초 운송비용 절감을 위해 초대형 벌크선을 건조해 직접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중국의 방해 공작에 막히자 전격적으로 벌크선 운영을 포기했다. 페드로 구템베르그 발레 글로벌 마케팅 담당 이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발레는 해운사업에서 이윤을 얻길 원치 않는다"며 "단지 운송비용을 낮추기 위해 벌크선 운영을 계획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발레가 건조한 첫 번째 벌크선은 지난 6월 중국 다롄항에 기항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럽게 이탈리아 타란토항으로 기항지를 변경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해운업체들이 정부에 입항을 막아달라고 요청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해운 운임 하락도 벌크선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벌크선 컨설팅업체 코모도르리서치의 제프리 랜스버그 이사는 "2008년 발레가 선박 건조를 발주했을 당시에는 화물선 운임이 높았으나 지금은 훨씬 낮아졌다"며 "앞으로도 비용절감을 위해 직접 선박을 운영해야 할 정도로 운임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로이터는 발레가 선박 매각 또는 임대와 관련해 중국 국영 해운사 코스코그룹 등과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발레는 직접 발주,건조한 선박들이 발레의 철광석만 운송하도록 선주와 장기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