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 전북은행장(사진)은 "올 하반기에는 자산확대를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성장'보다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라는 판단에서다.

김 행장은 6일 인터뷰에서 "작년 말 총자산이 9조원을 조금 넘었는데 상반기 중 이미 연간 목표치에 근접한 10조3000억원에 달했다"며 "시장이 불안하고 당국의 자제 요청도 있어 연말까지 10조5000억원 선으로 묶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은행 자체로서는 문제가 없다는 게 김 행장의 진단이다. 그는 "전북은행은 가계부채 건전성이나 외화 유동성 면에서 빨간불은커녕 노란불도 안 들어왔다"며 "다만 2금융권을 중심으로 약간의 돌려막기 대출 행태가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이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행장은 지난 6월 인수계약을 맺은 우리캐피탈과 관련,"우리캐피탈이 1년여 동안 영업을 못했는데도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어 이번 인수 · 합병(M&A)에선 남는 장사를 한 것 같다"고 소개했다. 전북은행은 대우자동차판매 계열사였던 우리캐피탈 인수계약을 완료했고 현재 금융당국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김 행장은 "인수 직전만 해도 우리캐피탈의 월매출이 400억원 정도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최근 영업을 재개하니 이보다 훨씬 높은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장부가격 측면에서도 500억원 이상 싸게 사들여 연결재무제표 상으로 전북은행의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캐피탈의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GM과의 관계복원을 구상하고 있다"며 "당국의 승인 이후엔 우리캐피탈이 자동차 할부금융에만 주력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전북은행의 경우 신용등급 4~6등급,우리캐피탈은 5~7등급을 대상으로 주로 영업할 예정이어서 보완효과 및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이나 다른 금융회사를 당분간 M&A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행장은 "저축은행을 인수할 생각도,여력도 없다"며 "부산 · 대구은행과 달리 지주회사를 설립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