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유럽 재정위기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급락하는 상황에서 베트남 증시는 상승세다. '반토막 펀드'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베트남펀드도 지수 상승에 힘입어 최근 양호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베트남 VN지수는 6일 아시아 증시가 1~2%씩 하락한 상황에서 0.43포인트(0.10%) 오른 436.16에 마감했다. 지난달 25일 이후 8일 연속 상승세다. 이 기간 상승폭은 9.95%에 달했다.

베트남 증시는 지난달 글로벌 증시 급락 속에서도 4.48% 상승하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주요 21개국 중 유일하게 올랐다. 중국 신용평가사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악재에도 불구,시중금리와 금값 하락,동화 가치 안정 등이 강세 배경으로 꼽힌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까지는 증시가 계속 부진해 올 예상 실적 대비 베트남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주가 반등에 힘입어 베트남펀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펀드평가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베트남펀드는 최근 1개월(6일 기준)간 3.60%의 평균 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해외 주식형 평균 -5.74%나 해외 혼합형 평균 -3.39%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베트남적립식1(주식혼합)'이 최근 1개월 수익률 5.28%로 최고 수익률을 달성했다.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도 5.11%의 높은 수익을 냈다. 'KB베트남포커스95(주식혼합)A'와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2''동양베트남민영화혼합2' 등도 4%대의 양호한 수익을 거뒀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베트남주식혼합1'만 1.13%의 손실을 입었다.

베트남펀드는 2006~2007년 높은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로 인기리에 판매됐으나 당시 가입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30~50%대 손실을 보고 있다. 올 5월 투자자들의 동의를 얻어 만기 연장에 성공한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1'은 설정 후 수익률이 -31.42%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데는 걸림돌이 많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장 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6.3%에 이르는 등 고성장세는 지속되겠지만 재정수지 악화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