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에서 내년 초부터 근무하게 될 대전여자상업고등학교(대전여상) 3학년 김예은 양은 2학기 들어서도 지각 한 번없이 학교생활에 열심이다.

주변에서는 ‘이제 취업 걱정 덜었다’며 ‘여유를 가지라’고 말하지만, 김 양은 현재도 학교생활에 충실하면서 각종 자격증 취득 등 자기계발에 노력 중이다.

같은 은행에 함께 취업 예정인 최순아 양도 졸업 후 바로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경제관련 소식을 신문 등을 통해 자주 접하며 실력을 기르고 있다.

최 양 역시 ‘나이는 어리지만 실력은 그렇지 않다’라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대전여상은 지난 4월 KB국민은행이 전국 상업계 특성화고 3학년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입사원 공채 결과, 총 8명의 합격자 중 전국에서 유일하게 ‘1개 학교 2명의 합격자’에 이름을 올린 학교다.

여기에 지난 1일 코엑스에서 열린 중소기업청 주최 ‘제12회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중 기술인재분야의 단체부문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등 취업 명문 특성화고로 발돋움 중이다.

대전여상은 올해 졸업생 312명중 218명이 취업(70%)을 했고 이중 62%인 135명이 중소기업에 취업,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 공로로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권영락 교장은 “한 학생이 사회에 첫 발을 디딘다는 것은 곧 학생의 장래를 결정하는 의미”라며 “따라서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스승과 제자를 떠나 때로는 부모나 오누이, 자매처럼 아끼고 걱정하는 마음으로 교육강단에 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학교의 자랑꺼리는 다양하다.

먼저 올해 취업률(70%)을 보면 전국 특성화고 691개 가운데 3위를 기록 중이지만, 100명 이상의 학교로 보면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또 졸업생들 자격증 취득도 1인당 평균 3.5개로, 전국 평균 2.4개보다 크게 앞서고 있고, 체계적인 진로지도 프로그램 및 산학협력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점도 특이하다.

이에 대전여상 졸업생들을 채용한 기업들은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다.

사료업체인 A기업 인사담당자는 “대전여상 출신 직원들은 인성이 바를뿐만 아니라 업무실력 또한 뛰어난 편”이라며 “대졸자와의 경쟁서도 절대 밀리지 않는 게 대전여상의 힘”이라고 치켜 세웠다.

권 교장은 “인성교육에 역점을 두고, 기업체가 선호하는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며 “우리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고, 예의가 바르며 더불어 일하는 데 있어 탄탄한 팀워크를 발휘하는 인재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교사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01년 특성화고로 지정된 대전여상은 2006년 학교기업 ‘디지털애니’를 설립했고, 2009년 2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우수 특성화 전문계고로 선정된 데 이어 올 3월에는 취업기능강화 특성화고 육성사업 최우수 학교로 뽑히기도 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