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우유, 일반우유와 품질 차이 없는데 가격은 최대 2.7배
성분강화우유, 강화성분의 함량이 일반우유에 비해 오히려 미달

일부 유기농·강화우유, 실제 용량은 적음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기농우유가 일반우유에 비해 품질의 차이는 없으면서 가격은 최대 2.7배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성분강화우유의 경우 일부제품은 강화성분의 함량이 일반우유에 비해 오히려 미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아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기농우유, 칼슘 등의 강화우유, PB제품 우유를 대상으로 일반우유와 비교한 가격·품질에 관한 조사결과를 7일 발표했다.

남양유업, 매일유업, 파스퇴르유업이 공급하고 있는 3개 유기농 우유는 일반우유에 비해 항생제와 농약의 잔류량, 칼슘 함유량 등 기본항목 검사 결과 품질 측면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가격은 2배에서 2.7배까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남양유업의 유기농 우유인 ‘남양 맛있는 우유GT 유기농’(900㎖)을 일반우유인 ‘남양 맛있는 우유GT’(1000㎖)와 비교해 보면 세균, 대장균군, 항생제, 잔류농약이 검출되지 않은 점과 산도(0.11%) 수준은 동일했다. 칼슘과 유지방 함유량(칼슘 : 유기농우유 124mg·일반우유 121mg, 유지방 : 유기농우유 3.1%·일반우유 3.6%) 측면에서도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가격은 유기농이 3900원,일반우유가 2140원으로 1.8배 비쌌다. 용량의 차이를 감안하면 유기농우유의 가격은 2배 이상(유기농 4330원, 일반 2140원)에 달했다.

매일유업의 유기농 우유인 ‘매일상하목장유기농우유’(750㎖)를 일반우유인 ‘매일우유 오리지널’(1000㎖)도 마찬가지였다. 세균, 대장균군, 항생제, 잔류농약이 검출되지 않은 점은 동일했다. 칼슘과 유지방 함유량(칼슘 : 유기농우유 131mg·일반우유 125mg, 유지방 : 유기농우유 3.2%·일반우유 3.9%)측면에서도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같은 용량을 기준으로 할 때 유기농우유는 5200원, 일반우유는 2180원으로 격차는 2.4배에 달했다.

파스퇴르유업의 유기농 우유인 ‘내곁에 목장 기농우유’(900㎖)를 일반우유인 ‘파스퇴르후레쉬우유’(930㎖)와 비교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성분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가격차이는 유기농이 7650원, 일반이 2800원으로 2.7배 차이가 났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차이에 대해 유기농 우유와 일반우유간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요인이 유기농 사료의 가격이 일반사료에 비해 비싸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재옥 소시모 회장은 그러나 "유기농 사료의 가격이 일반사료에 비해 비싼 정도가 50∼60% 정도에 불과하다"며 "3개 우유업체가 책정한 유기농 우유의 소비자가격은 과다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용기 크기는 동일했지만, 실제용량 측면에서는 차이가 났다"며 "일반우유는 대부분이 1000㎖인 반면, 일부 유기농우유와 강화우유는 이에 못미치는 900㎖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사결과 일부 강화우유는 일반우유 보다 오히려 성분이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우유가 공급하고 있는 비타민 강화우유 ‘뼈를 생각한 우유 엠비피’는 일반우유에 비해 가격은 1.2배 비싼데, 비타민A의 경우 일반 우유인 ‘서울우유’에 비해 65% 수준으로 오히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우유, 파스퇴르유업, 푸르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5개사가 공급하고 있는 칼슘 강화우유는 칼슘 함유량이 일반우유에 비해 1.5배에서 3.2배이면서 가격은 20% 정도 비쌌다.

한편 PB제품의 경우 일반우유와 성분차이가 크지 않으면서도 가격은 더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일유업이 제조한 이마트 PB제품인 ‘이마트우유’와 동일 제조사의 일반우유인 ‘매일 오리지널’을 비교해 보면 칼슘, 비타민 함유량 등의 품질 측면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마트우유’는 일반우유 보다 22% 정도 저렴했다. 푸르밀이 제조한 롯데마트 PB제품인 ‘초이스엘 신선함이 가득한 우유’는 동일 제조사의 일반우유인 ‘푸르밀 우유애’에 비해 칼슘함량 등의 품질 측면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가격은 오히려 11% 정도 쌌다.

김 회장은 "최근 우유 제조 업체들이 ‘웰빙 식품’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가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해 일명 프리미엄 우유를 생산·공급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구매선택을 지원해주기 위해 이들 제품을 대상으로 가격·품질 비교 정보 생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당부도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우유업체와 낙농업체들간의 협상을 통해 원유가격을 1리터당 130원 인상하기로 했는데, 앞으로 우유업체들은 원유가 상승을 구실로 우유 소비자 가격을 과도하게 높게 책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시모는 유기농 우유·강화 우유·PB제품 우유와 일반우유간의 품질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축산물 가공기준 및 성분 규격’에 따른 검사, 항생제와 농약의 잔류량 검사, 강화성분 함유량 검사 등을 실시했다. 검사는 공인된 시험기관에 의뢰해 6월말부터 8월까지 진행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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