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박근혜
지지율 역전 질문에 "병 걸리셨어요?" 민감한 반응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은 7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당혹스러워했다. 당내에선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에 적극 나서 당과 자신이 처한 위기를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박 전 대표는 지지율 40.6%를 기록해 안 교수(43.2%)에게 2.6%포인트 뒤졌다. 뉴시스와 모노리서치가 지난 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안 교수가 42.4%의 지지율로 40.5%를 기록한 박 전 대표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두 조사 모두 양자대결을 가정해 나온 결과다. 2007년 대선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가 특정 인사와의 1 대 1 대결에서 열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질문에 "이번 상황을 우리 정치가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 남동구 고용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거듭되는 질문에 "여기까지 와서 그런 질문은…" 이라며 "병 걸리셨어요?. 여기서 정치 얘기는 그만하고 중요한 고용과 복지 얘기를 좀 하죠"라고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친박계에선 박 전 대표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 전 대표를 지탱했던 '대세론'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우려도 있다.

친박계 핵심인 이한구 의원은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조기 캠프 구성 등을 통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대세론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진단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



나경원, 한숨 돌리나 했더니…
여론조사서 박원순에 밀려…당내 반대기류도 '고민'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일단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안철수 효과가 예상외로 커 고심하고 있다.

여권이 가장 우려했던 안철수 단일화 카드가 물건너 감에 따라 "해볼만하다"고 의욕을 보였지만 안 원장과의 단일화 효과를 등에 업은 박원순 변호사의 상승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고민이 깊어가는 형국이다.

나 최고위원은 내심 출마 의지가 있지만 말을 아끼고 있다. 고민은 박 변호사의 상승세뿐 아니라 당내에도 있다. 홍준표 대표 측과 친박계에선 여전히 나 최고위원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홍 대표 측에선 시민운동가인 박 변호사보다 중량감이 있는 김황식 총리를 차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박계도 나 최고위원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친박계 핵심인 이혜훈 제1사무부총장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72%가 서울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행정능력이라고 꼽고 있다"며 "행정능력이 검증됐고 경륜이 있는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



한명숙 '단일화 강풍'에 출마 주춤
곧 입장 정리…여론 예의 주시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조만간 출마 여부에 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7일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경남 창원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여성정치 특강에서 경남지역 당원들로부터 출마 요청을 받고 이같이 정리했다.

그러나 입장 발표가 추석 이전이 될지,이후가 될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한 전 총리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민주당 지도부다. 그가 당내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곧바로 박 변호사를 지지하고 나설 경우 민주당은 경쟁력 있는 후보 하나를 잃는 것은 물론 야권 단일후보를 내는 과정에서 당의 존재감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전 총리는 당 사정 등을 고려해 일단 출마 쪽에 무게를 실었으나 단일화 바람이 의외로 큰 것으로 전해지면서 다시 장고에 들어간 형국이다.

한 핵심 관계자는 "한 전 총리가 당내 경선을 통해 '2번' 후보로 나서야 당이 힘을 얻고 설사 나중에 박 변호사를 지지하고 나오더라도 명분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