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안정과 건실한 경제 성장으로 유명한 스위스다. 투자자들이 투자 안전지역으로 가장 선호해 자금이 몰리다 보니 결국 통화 강세로 이어지면서 오히려 자국내 경제성장과 비즈니스에 악영향을 끼치는 셈이 됐다. 통화 강세는 곧바로 수출과 관광산업에 영향을 준다.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나 되는 스위스다. 통화 강세를 지금처럼 방치한다면 2만명의 실직자를 낳을 것이라는 스위스 측 보고도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세계 환율전쟁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는 점점 커진다. 그렇지 않아도 외환시장에 개입할 꼬투리 잡기에 여념이 없는 세계 각국이다. 지난해 말에도 경쟁적으로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쟁적 절하 사태를 경험한 바 있다. 일본은 특히 예민하다. 다른 국가도 자국통화의 절상을 막기 위한 조치를 다할 것이다. 자칫 미국이 3차 양적완화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국가별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기현상을 낳을 수 있다. 정부의 개입이 재정 위기에 이어 통화 위기까지 만드는 귀결인지 걱정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