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포르쉐, 중고차 시장서 격돌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중고차 매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벤츠코리아는 중고차 전문 브랜드 '스타클래스'를 선보이고 중고차 매입부터 이력 관리,정비,할부금융 등을 포괄하는 중고차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7일 발표했다.

중고차 매매도 충분히 수익성이 있고 신차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크라이슬러와 BMW,포르쉐,페라리에 이어 벤츠까지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수입차 브랜드들 간 중고차 시장 경쟁도 뜨거워졌다.

◆"수입 중고차도 돈 되는 시장"

벤츠코리아가 내놓은 스타클래스는 공식 수입 차량 중 178개 항목의 품질 기준을 통과해야 인증마크를 받을 수 있다. 4년/10만㎞ 이내의 무사고 차량이어야 하며 벤츠의 공식 딜러인 한성자동차에서 판매한다. 구매 고객에게 1년 또는 2만㎞ 무상 보증수리,24시간 긴급 출동 서비스,7일 차량 교환 프로그램,금융 혜택 등을 준다. 중고차 구입 후 7일/500㎞ 이내에 차량 결함이 발견되면 바꿔주기로 했다.

벤츠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연 10만대 규모로 커지면서 중고차 시장도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해 진출하게 됐다"며 "국산 신차 대신 수입 중고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벤츠에 앞서 앞서 페라리 공식 수입사인 FMK도 지난 5월부터 중고차 매매 사업에 나섰다. 5년/9만㎞ 이내 무사고 차량 중 190개 항목을 검사한 뒤 품질인증을 받은 차량을 판매한다.

무상보증 기간은 1년이다. 페라리와 함께 세계적인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도 중고차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포르쉐는 품질기준이 9년/20만㎞로 길지만 무상보증 기간도 2년으로 가장 길다.

◆"중고차 관리 잘해야 신차도 잘 팔린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중고차 사업에 뛰어든 브랜드는 크라이슬러코리아로 2003년 시작했다. 125개 항목의 검사를 거친 후 판매하지만 별도 품질기준이나 무상보증 프로그램은 없다.

BMW코리아는 가장 활발하게 중고차 사업을 진행중이다. 2006년 408대를 판매한 이후 4년 만인 지난해에 3배 이상 늘어난 1300대를 팔았다. BMW는 5년/10만㎞ 무사고 차량 중 72개 항목을 검사한 뒤 '프리미엄셀렉션 인증'을 부여해 판매한다. 현재 4개 딜러와 전시장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11월 인천에 대규모 매장을 열 예정이다.

주양예 BMW코리아 이사는 "향후 모든 BMW 딜러가 중고차 전시장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며 "신차는 물론 중고차 시장에서도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큰 규모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BMW,벤츠와 경쟁하는 아우디도 중고차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아우디 관계자는 "구체적인 진출시기 등은 결정하지 않았지만 중고차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들이 중고차 사업에 나선 것은 수익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차량 소유자,사고 유무,정비 이력 관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차량이 팔렸다가 문제가 발생해 신차 이미지까지 훼손될 수 있다. 중고차 가격을 적절히 통제해 신차 가격을 유지하려는 목적도 있다. 소비자들이 신차와 중고차 가격 차이가 크면 신차 구매를 꺼리기 때문이다.

반대로 신차의 2~3년 뒤 중고차 시장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으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수입차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중고차는 일반 중고차 시장 가격보다 10~20% 비싸다.

유지수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입차 브랜드들의 중고차 사업은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 중고차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