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갑부 시인 황누보 "세계 레저타운 詩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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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엔위안과 방한…시집도 출간
중국 시인 2명의 대표작을 모은 시집 두 권이 나왔다. 부동산 재벌로 유명한 중쿤그룹의 황누보(黃怒波 · 55 · 필명 뤄잉) 회장과 일본의 권위있는 시 문학상인 'H씨상' 수상자인 티엔위안(田原 · 46)이 각각 《작은 토끼》와 《돌의 기억》(자음과모음)을 출간했다.
'2011 아시아 시 페스티벌' 참석차 한국을 찾은 두 사람을 7일 만났다. 최근 아이슬란드 토지 300㎢를 매입키로 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황누보 회장은 "땅 매입도 시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대에서 같이 공부했던 아이슬란드 친구와 시 교류활동을 해오던 중 금융위기를 맞은 아이슬란드의 투자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슬란드 전체 토지면적의 0.3%에 해당하는 이 땅에 골프장,관광호텔 등 레저타운을 지을 예정이다.
그는 "미국과 덴마크에서도 레저타운 개발 용도로 땅을 매입한 적이 있다"며 북대서양 지역 교두보 확보나 중국 정부의 배후설 등을 일축했다. '달걀은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는다'는 분산투자의 일환일 뿐이라는 것.요충지라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최근 4년 동안 전 세계 호텔과 마장 등 레저시설에 2억달러가량을 투자했다"며 "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시 등 문화활동 무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서해안에 레저타운을 개발해 중국과 유람선으로 잇는 관광사업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친이 반혁명분자로 몰려 자살하는 등 어린 시절 최하층 생활을 했지만 개혁 개방 바람을 타고 부동산개발 사업에 뛰어들어 중국에서 36번째 부자가 됐다. 황산을 개발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사업가가 되기 전인 베이징대 재학시절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는 그는 "어릴 적 우연히 읽은 시에서는 신분상 차별이나 현실의 고통과는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며 "그래서 시인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산업화의 가장 큰 수혜자이면서도 중국의 도시문화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단기간의 급속한 변화에 따른 부정적인 면들을 시로 표현한다. 시 '작은 토끼'에서 토끼는 산업화 사회에서 점점 가치가 떨어지는 노동력을 상징한다. 너무나 쉽게 통제되고 버려지거나 얻어지는 가벼운 존재를 작은 토끼에 비유했다.
일본 센다이 도호쿠대 중문과 교수인 티엔위안은 중국과 일본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시집 《돌의 기억》으로 일본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중국인 최초로 'H씨상'을 수상했다.
그는 "중국어와 일본어로 시를 쓰는 것은 두 언어 사이에서 사투를 벌인 결과"라며 "여러해 동안 중국시를 일본어로 번역한 경험이 없었다면 일본어로 시를 쓸 용기를 못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돌의 기억》에서 돌은 한번 기억하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존재로 시인 자신을 표현한 것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2011 아시아 시 페스티벌' 참석차 한국을 찾은 두 사람을 7일 만났다. 최근 아이슬란드 토지 300㎢를 매입키로 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황누보 회장은 "땅 매입도 시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대에서 같이 공부했던 아이슬란드 친구와 시 교류활동을 해오던 중 금융위기를 맞은 아이슬란드의 투자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슬란드 전체 토지면적의 0.3%에 해당하는 이 땅에 골프장,관광호텔 등 레저타운을 지을 예정이다.
그는 "미국과 덴마크에서도 레저타운 개발 용도로 땅을 매입한 적이 있다"며 북대서양 지역 교두보 확보나 중국 정부의 배후설 등을 일축했다. '달걀은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는다'는 분산투자의 일환일 뿐이라는 것.요충지라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최근 4년 동안 전 세계 호텔과 마장 등 레저시설에 2억달러가량을 투자했다"며 "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시 등 문화활동 무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서해안에 레저타운을 개발해 중국과 유람선으로 잇는 관광사업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친이 반혁명분자로 몰려 자살하는 등 어린 시절 최하층 생활을 했지만 개혁 개방 바람을 타고 부동산개발 사업에 뛰어들어 중국에서 36번째 부자가 됐다. 황산을 개발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사업가가 되기 전인 베이징대 재학시절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는 그는 "어릴 적 우연히 읽은 시에서는 신분상 차별이나 현실의 고통과는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며 "그래서 시인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산업화의 가장 큰 수혜자이면서도 중국의 도시문화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단기간의 급속한 변화에 따른 부정적인 면들을 시로 표현한다. 시 '작은 토끼'에서 토끼는 산업화 사회에서 점점 가치가 떨어지는 노동력을 상징한다. 너무나 쉽게 통제되고 버려지거나 얻어지는 가벼운 존재를 작은 토끼에 비유했다.
일본 센다이 도호쿠대 중문과 교수인 티엔위안은 중국과 일본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시집 《돌의 기억》으로 일본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중국인 최초로 'H씨상'을 수상했다.
그는 "중국어와 일본어로 시를 쓰는 것은 두 언어 사이에서 사투를 벌인 결과"라며 "여러해 동안 중국시를 일본어로 번역한 경험이 없었다면 일본어로 시를 쓸 용기를 못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돌의 기억》에서 돌은 한번 기억하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존재로 시인 자신을 표현한 것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