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이 1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우리투자증권도 연내 5000억~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하는 등 대형 증권사들이 잇달아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대형 투자은행(IB)을 육성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보조를 맞추고 선제적으로 IB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우증권은 7일 보통주 1억3660만주,총 1조40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23일이며 보통주 1주당 0.55주의 신주가 배정된다. 구주주 청약은 다음달 31일부터 이틀간 실시된다. 지난 6월 말 현재 자기자본이 2조68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증자 완료 후 대우증권의 자기자본은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류성춘 대우증권 경영지원본부장은 "유상증자 자금은 해외 금융시장 진출,신규 사업 투자 확대,정보기술(IT) 인프라 확충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해외 금융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홍콩현지법인 자본금을 현재 1억달러에서 단계적으로 3억달러까지 늘릴 계획이다. 대우증권은 이날 대외적으로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사명을 기존 대우증권에서 'KDB대우증권'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주주 배정 공모 방식으로 연내 5000억~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6000억원 규모는 이날 종가(1만3050원) 기준으로 우리투자증권 전체 주식(1억3251만3863주)의 34.6%에 해당하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실권주를 공모 방식으로 인수할 경우 우리투자증권 지분율(34.96%)을 소폭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 증자에 필요한 자금은 자회사 분기 배당이나 지주채 · 하이브리드채 발행 등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본 확충이 완료되면 우리투자증권 자기자본은 2조6700억원(6월 말 기준)에서 3조2000억원 안팎으로 늘어나게 된다.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잇달아 유상증자 방안을 확정함에 따라 삼성 현대 한국투자 등 다른 대형 증권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열/좌동욱/송종현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