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연장도 요구…다른 지구도 계획 바뀔지 관심
전문가들은 "정부가 과천 보금자리지구 건립 규모를 줄이기로 결정한 이후 사업 축소를 요구하는 민원이 거세지고 있다"며 "향후 공급될 보금자리주택은 보상비 부지조성비 등에 비춰 기존보다 높은 분양가가 적용될 수밖에 없어 인기가 시들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강동구 보금자리 3000가구 줄어드나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구내 보금자리주택지구의 주택 수를 줄이고 대규모 상업 · 업무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의 변경안을 수립,국토해양부와 서울시에 건의했다고 7일 발표했다.
강동구가 수립한 변경안은 지난 5월 국토부가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한 고덕지구(82만7000㎡) 및 강일3지구(33만㎡),강일4지구(52만5000㎡) 등 3개 사업지구를 단일 부지로 묶어 통합 개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사업부지별로 개발하지 않고 단일 구역으로 통합하면 토지이용계획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립할 수 있다고 이 구청장은 설명했다.
강동구는 고덕지구를 상업 · 업무지구로 특화하고,강일3 · 4지구를 주택 전용단지로 건설하는 방안을 국토부에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전체 건립 주택 수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보금자리주택 9000가구와 민간분양 아파트 3300가구 등 총 1만2300가구를 짓기로 했던 원안에 비해 고덕지구가 상업 · 업무용도로 바뀌는 만큼 통합 개발안이 적용되면 3000여가구가 줄어들 것으로 강동구는 추산했다.
◆9호선 연장 가능할까
강동구는 상일IC 인근에 조성 중인 엔지니어링복합단지의 개발제한구역을 시급히 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동구 관계자는 "상업 · 업무단지로 바뀔 고덕지구와 엔지니어링복합단지 건립 등을 통해 22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연간 11만40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덕,강일3 · 4지구 등 3개 지구를 통합해 단일 부지(168만2000㎡)로 바꾸면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100만㎡ 이상의 택지로 분류된다는 점도 강동구에는 유리한 점이다. 이를 근거로 현재 보훈병원역까지 연장을 추진 중인 지하철 9호선을 지하철 5호선 고덕역까지 잇는 방안을 요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하철 9호선이 추가 연장될 경우 주변지역인 고덕 재건축 사업장 가격이 급등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동구는 이 밖에 음식물 · 폐기물 처리시설을 지하화하고 시설물의 일부에는 실내 체육관을 건립해줄 것도 요청했다.
◆보금자리지구 속속 수정
최근 과천보금자리지구의 주택 물량이 주민 반발로 9641가구에서 4800가구로 줄어든 데 이어 강동구에서도 계획 변경을 요구하고 나서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술적인 변경에 해당하는 사안이 많아 강동구의 요구 사항에 큰 이견은 없다"면서도 "다만 주택 건립 수 조정이나 지하철 9호선 연장 등은 토지이용계획이나 광역교통개선 대책 수립 과정에서 조정될 여지가 있는 문제여서 단정적으로 언급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을 철회하라는 지역 주민들의 요구가 여전히 거센데다 보금자리주택을 노리고 세입자로 눌러 앉는 현상이 전세난을 심화시키고 있는 만큼 다른 지구에서도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