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은 '글로벌 이벤트'…추석까지 쉬어 갈까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4.39%(81.92포인트) 급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이틀 만인 7일 3.78%(66.75포인트) 급등한 1833.46으로 마감했다. 8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 등 글로벌 이벤트의 증시 영향력이 본격화되면서 증시 불안정성도 그만큼 높아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변수가 잇따르는 만큼 코스피지수도 박스권 안에서 급등락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해 1700대 후반에 사서 1900대에 근접할 때 매도하는 박스권 트레이딩이나 장기적으로 보고 배당투자를 하는 방안 등이 지금과 같은 변동성 장세를 헤쳐나갈 수 있는 대안이라는 조언이다.

◆글로벌 이벤트의 증시 영향력 확대

이날 코스피지수는 3.78%(66.75포인트) 급등한 1833.46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제로(0)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경기 악화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5,6일 이틀간 5.40% 급락했다가 다시 급반등에 나선 것이다. 8일 오바마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3000억달러 이상의 고용 확대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외신이 장중에 전해지면서 전날까지 악화됐던 투자심리가 다시 빠르게 개선됐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6.33%) 하이닉스(14.71%) LG전자(9.14%) 등 정보기술(IT)주,현대차(3.65%) 등 자동차주,SK이노베이션(7.56%) 등 정유주,LG화학(4.26%) 등 화학주 같은 경기민감주들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국내 증시가 해외 변수에 따라 1700대 후반과 1900대 초반의 박스권 상 · 하단을 1주일 만에 오르내리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하이닉스 등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는 대형주들도 하루에만 10% 안팎씩 급등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달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외에도 두 차례의 이탈리아 국채 만기 연장,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및 재무장관 회의 등 주요 해외 이벤트가 몰려 있어 국내 증시도 박스권에서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줄이은 '글로벌 이벤트'…추석까지 쉬어 갈까
◆"종목이 아닌 시장으로 매매하라"

변동성이 큰 박스권 장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확산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 성향이나 자신의 증시 전망에 따라 차별화된 투자전략을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700대 중반에서 국내 증시가 강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는 공격적 투자자들은 박스권 매매에 나설 만하다는 지적이다. 코스피지수 1700대 후반이나 1800대 초반에서 주식을 사 1800대 후반에서 팔고 나오는 전략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낙폭이 컸던 종목을 대상으로 박스권 매매에 나설 경우 단기적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형주조차도 급등락이 심하고 게릴라성 순환매 양상의 반등을 하고 있어 종목이 아닌 '시장'을 대상으로 박스권 매매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많다.

김 팀장은 "장기투자자들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만큼 길게는 올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보유하겠다는 심정으로 배당투자에 나서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아예 추석 이후까지 매매를 삼가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다양한 해외 이벤트와 추석 연휴 등을 감안할 때 섣불리 주식을 매수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추석 이후 시장 추이를 관찰한 다음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