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증권업계도 수수료율 낮춰라"…'천차만별' 신용융자 이자율 낮아질 듯
감독당국의 수수료 인하 방침이 은행 보험 카드업계에 이어 금융투자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업계는 '자율'이라고 하지만 감독당국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7일 감독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객예탁금 이용료율은 올라가는 반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및 연체이자율은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고객예탁금 이용료율은 예탁금액에 따라 0~2%로 다양하다. 하지만 증권사가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연 3.25%의 금리를 적용받는 것과 비교해 지나치게 낮은 이율을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보다 낮지만 이에 육박하는 연 2% 수준으로 1%포인트가량 상향 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사장은 "이미 일부 증권사는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에서 증권 거래가 가능해 CMA 금리를 예탁금에 적용하고 있다"며 "지나치게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과 연체이자율은 내려갈 예정이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도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증권사별로 연 5.9~12%로 큰 차이가 난다. 연체이자율은 최고 연 17%까지 받고 있다. 지난 6일 감독당국이 은행 예금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인하하고 연체이자를 폐지한 것과 같이 증권사도 연체이자율을 대폭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증권사는 신용거래에 대해 일정 담보비율을 유지하도록 하고 그 아래로 떨어질 경우 반대매매를 통해 원리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랩 수수료의 합리적 개선도 검토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받는 자문형 랩 수수료는 최저 1%에서 최고 2% 정도다. 펀드 판매수수료가 평균 1% 내외인 데 비해 평균 1.8% 수준인 랩 수수료는 과다하다는 것이 감독당국의 판단이다.

이 밖에 펀드수수료와 관련,선취형(A클래스)펀드의 인터넷 판매를 의무화하거나 체감식(CDSC) 보수 체계 개선도 검토 중이다. 예컨대 국내 주식형펀드인 '트러스톤칭기스칸'에 1000만원을 투자할 경우 선취형과 Ce(인터넷판매)형의 총비용(보수+수수료)은 1년 후에는 연간 27만3000원과 21만5000원으로 Ce클래스가 적지만 3년 후에는 63만1000원과 65만3000원으로 높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금융당국은 수수료 체계 비교 공시를 강화해 투자자들이 보다 유리한 조건의 증권사와 펀드를 골라 투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업권 특성상 금융투자업계 수수료는 규제하기보다 합리적인 수준에서 유도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인하 여력이 있는지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