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변동성을 키우면서 출렁이고 있으나 국내 운용업계에서는 추석 이후 하반기 국내 주식 시장에서 건설업종을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건설주가 득점 기회가 생겼을 때 안타를 쳐내는 '클러치히터'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타업종 대비 부진했던 실적 부문에서의 개선이 기대되고 해외 수주 모멘텀과 그간 주가를 짓눌렀던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한국경제신문 온라인미디어인 <한경닷컴>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11곳(동부, 삼성, 신영, 에셋플러스, 우리, 키움, 하나UBS, 한국투자신탁, 현대, GS, KB자산운용)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건설업종의 투자매력도는 합산점수 18점을 기록해 자동차(22점), 인터넷·게임(21점)의 뒤를 이어 3순위에 올랐다.

조사에 참여한 곳 중 우리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현대자산운용, GS자산운용 등이 건설주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들 운용사들은 "이라크 전후복구 수혜 기대감과 중동을 포함한 이머징 시장에서의 플랜트 사업이 추세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정부의 지속적인 경기 부양책 영향으로 건설업종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하반기 견조한 건설주의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하반기 건설업종에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반기 주택사업 부문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과 해외 모멘텀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이광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종의 실적이 타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이유는 주택 경기 침체 때문"이라며 "실제로 대형 건설사(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가 2007년에는 약 4만8000가구의 신규분양을 했으나 지난해에 1만8400가구에 불과해 62%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해는 5만7140가구로 다시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 4년 동안 지속적으로 해외 수주가 증가했다"며 "2007년 398억 달러였던 해외수주가 2010년에는 716억 달러로 8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중동 지역 매출 기준으로 15.4%를 기록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한국 건설사들의 지속적인 해외 수주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건설업종의 실적은 전년과 비교해 개선되고, 신규 수주도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주요 대형사가 9월에만 총 11건(약 60억달러)의 수주에 도전하는 만큼 해외 입찰 참여에 대한 결과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동안 건설주의 발목을 잡았던 미분양 증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의 리스크도 줄어드는 양상이다.

이 연구원은 "미분양 증가에 따른 공사비 부담, 재고자산(부동산 PF) 증가와 매출채권 회수 지연으로 인한 현금 보유 감소 등의 리스크가 지속됐다"면서도 "최근 미분양 아파트의 감소와 분양률 개선으로 지속적인 리스크가 감소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16만5000가구 수준의 미분양 아파트가 현재 약 7만 가구로 57% 가량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미분양률도 30% 수준에서 22% 내외로 크게 개선되고 있다. 그는 "결국 재고 자산의 감소는 파생되는 리스크 감소를 의미할 뿐 아니라 유동성 개선이 지속되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