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성인용품사이트 운영자라고?"…네이버 계정 1500개 도용 '파문'

포털 네이버에서 불법 유출된 1500명의 개인정보가 성인용품 쇼핑몰로 흘러가 영업 활동에 사용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8일 불법 매입한 네이버 계정으로 카페 가입자에게 성인용품 쇼핑몰 광고 쪽지를 보낸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쇼핑몰 운영자 우 모씨(33)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우씨는 작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네이트온 메신저를 통해 네이버 계정 1500개를 개당 2000원에 구매해 약 6000개의 성인용품 카페를 만들었다.

우씨는 이렇게 만든 카페에 자신이 운영하는 성인용품 'B쇼핑몰' 주소를 링크시켜 다른 카페 가입자들에게 무작위로 수백만 건의 초대 쪽지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B쇼핑몰은 2002년에 만들어져 8만여명의 회원을 가진 국내 최대 성인용품 쇼핑몰로 회사 대표인 우씨는 경쟁사로 인해 최근 부진해진 매출을 만회하려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개당 1원, 10원에 팔리는 다른 개인정보와 달리 아이디가 2000원에 팔린 것은 상당히 비싸게 거래된 사례"라면서 "해킹으로 추정되지만 네이버 사용자의 계정이 어떤 방식으로 수집됐는지 여부 등은 현재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우씨에게 계정을 판매한 매도자가 해킹된 계정으로 추정되는 네이트 아이디를 사용하고 외국인 명의의 계좌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계좌를 통해 아이디 매도자를 추적하는 한편 추가 범행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NHN 관계자는 이와관련 "네이버가 해킹된 사실은 없지만 해킹된 다른 인터넷 사이트와 동일한 비밀번호나 아이디를 사용하는 경우 아이디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은 있다"며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구글에서 '네이버 계정매매'라고 검색하면 수십 개의 관련 글을 확인할 수 있다"며 "국내 포털은 필터링을 통해 계정 매매가 이뤄지지 않지만 외국사이트인 구글에서는 계정매매가 성행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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