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안 원장의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 직후 CBS라디오는 리얼미터에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의뢰, 안 원장과 박 전 대표가 대선에서 맞붙을 경우 어느 후보를 지지할 것인가를 조사했다.

여론조사 결과 안 원장은 43.2%의 지지율을 얻어 박 전 대표(40.6%)를 앞섰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대선 예비 후보들과 경쟁에서 절대적 우위를 지켜온 '박근혜 대세론'이 휘청이고 있는 셈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안 원장은 지난 7일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가당치도 않다" 며 "학교에 전념하고 싶다. 지금은 생각이 없다"고 답해 출마 가능성의 여지를 남겨뒀다.

정가와 언론에서는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였던 박 전 대표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7일 박 전 대표는 인천 남동구 고용센터를 찾아 복지·고용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본격적인 서민 행보에 나섰다.

이날 박 전 대표 이동 중 취재진들로부터 "안 원장의 지지율에 대해 의견을 말해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병 걸리셨어요?"라고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인 뒤 "여기서는 정치 얘기는 그만하고 중요한 고용과 복지 얘기를 좀 하죠"라며 분위기를 바꿨다.

같은 날 안 원장은 경북 구미에서 열린 '청춘콘서트'에서 "박 전 대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안 원장은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답한 뒤 다시 10분 후 기자들을 찾아와 "(아까) 박 전 대표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나?" 며 "정치적인 말인 줄 알고 조심스러웠는데, 인간적으로 물어본 것이면 원칙있고 좋은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정정했다.

한경닷컴 유원 기자 u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