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판 개미 77인의 눈물'…"제발 실사라도 한 번…"
소액주주들이 회사의 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위해 의결권 행사에 나섰다. 회생절차 중인 대우자동차판매 (대우자판) 얘기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77명은 대우자판의 자산재평가와 회사에 대한 실사를 법원과 금감원에 요구하고 있다. 특히 회생절차까지 가도록 만든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의 과실을 지적하고 있다.

소액주주인 김종관씨 외 76명의 개인주주들은 법무법인 이엘케이를 통해 240만6418주(5.386%)를 보유하고 있다고 금감원에 지난 2일 보고했다. 의결권 행사를 위해 5% 이상의 지분이 있다고 신고한 것이다. 앞서 이들은 서울지방법원에 의견서와 탄원서까지 제출한 상태다.

탄원서에 따르면 대우자판은 기업개선작업 신청 전에 순자산이 1조2000억에 달하는 매우 우량한 회사였는데, 기업개선작업 신청 이후로 오히려 부실회사다 됐다는 것. 정체가 불분명한 대손충당금을 1조원 이상 불필요하게 적립해 현재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처해 있다는 주장이다.

대우차판매는 2010년 4월 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하지만 올해 7월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지난달 10일 회생절차의 개시가 결정됐다.

소액주주들은 이 같이 회사가 부실해 진 데에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1년 넘게 기업개선작업을 주관하면서 신속하고 원활한 기업개선을 위한 자금 지원을 하지 않았고, 이는 부실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대우차판매는 종합자동차판매업과 건설업을 하고 있다. 2010년 시공순위 52위, 2011년 시공순위 66위를 기록중이다. 인천 송도의 30만평 토지를 비롯해 전국에 부동산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진의 건설업황에 대한 지나친 낙관으로 인한 대규모 부동산 투자 및 투자 부실, GM 대우의 승용차 판권 회수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회사사정이 악화됐다.

탄원서를 제출한 김모씨는 "대우차판매는 주가가 전 고점대비 30분의 1로 떨어지고 성과 없는 장기간의 기업개선작업으로 문제가 많은 상황"이라며 "가정경제의 압박과 정신적 고통, 심지어 가정파탄까지 봉착해 하루하루를 고통의 눈물로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대우차판매 회생에 노력했지만,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차판매의 회생가능성에 의문을 가졌음에도 나름대로 600억원을 지원했다"면서 "이제는 회생절차의 상황이 되면서 주채권단의 책임이나 의무는 없는 상태"라고 못박았다.

그렇지만 회사측도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10월 중순까지 회계법인이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법원이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적용했기 때문에 회생계획안이 받아들여진다면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액주주들은 최근 '의견거절'을 표명한 회계법인에도 의의를 제기하고 있다.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3월 제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대해 '적정' 의견을 냈다. 그러나 지난 8월에는 불확실성을 이유로 '의견 거절'을 냈다.

김 씨는 "삼일회계법인은 5개월여만에 입장을 바꾼데다 회계법인의 '의견 거절'은 상장폐지의 사유가 된다"며 "대우자판이 제대로 된 회계실사를 다시 한 번이라도 받았으면 해서 소액주주들끼리 뭉치게 됐다"고 말했다. 대우자판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회생절차 개시신청과 반기검토보고서상 검토의견 거절 등을 이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 채권금융기관협의회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 당시의 경영정상화방안을 준용하는 사전회생계획안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사전계획안을 회생계획안으로 인가받을 계획이다.
'대우자판 개미 77인의 눈물'…"제발 실사라도 한 번…"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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