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델~바이스' '하나~둘.' 예전에는 골퍼들이 스윙 리듬을 찾기 위해 마음속으로 이런 말들을 반복적으로 되뇌였다. '에'에서 테이크백을 마치고 '델'은 백스윙 톱,'바이스'에서는 다운스윙과 임팩트,피니시까지 연결한다. 두 박자로 스윙하는 골퍼들은 백스윙할 때 '하나',임팩트할 때 '둘' 하면서 자신만의 템포를 갖는다.

올해 한국여자오픈 우승자인 정연주(19)가 여자 프로들이 활용하는 '리듬 찾기' 요령을 공개했다. 정보기술(IT) 세대답게 이 연습 방법에는 스마트폰이 등장한다. 정연주는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음악의 빠르기를 측정하는 '메트로놈'을 내려받아 연습에 활용하고 있다. 그는 "리듬이 흐트러질 때 메트로놈을 켜놓고 연습 스윙을 한다"며 "동료 선수들도 스마트폰의 메트로놈 앱을 연습할 때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메트로놈을 내려받은 뒤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의 스윙 스피드와 메트로놈의 빠르기를 맞추는 것이다. 메트로놈은 '똑~딱'하면서 소리를 내므로 백스윙 톱에서 '똑' 소리가 나고 임팩트할 때 '딱' 소리가 나면 된다. 스윙이 빠른 골퍼는 메트로놈의 템포를 빠르게 하고 느린 골퍼는 느리게 조절하면 된다.

정연주는 "프로들도 대회에 계속 나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스윙이 빨라지거나 리듬이 틀어지곤 한다"며 "평소 연습을 시작하기 전 메트로놈에 맞춰 놓은 템포를 들으면서 스윙을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 드신 분들은 프로들처럼 공을 칠 수가 없기 때문에 볼을 똑바로 보내거나 스윙을 완벽하게 하려는 것보다는 리듬을 일관되게 할 수 있도록 집중하는 것이 좋아요. 리듬만 살아나면 그동안 연습한 것이 있기 때문에 저절로 거리가 나고 방향성도 좋아지죠."

250야드가 넘는 장타자로 소문난 그는 한국여자오픈 최종일 우승경쟁을 벌이던 중 14번홀(파5)에서 '2온'을 노리고 친 볼이 그린을 훌쩍 넘어 OB가 날 뻔했으나 도로 경계석을 맞고 그린 쪽으로 튀어 '행운의 우승'을 안았다.

올 시즌 13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다섯 차례 들고 한번도 커트탈락하지 않았으며 현재 상금랭킹 4위로 한국여자오픈 우승이 '행운'이 아니라 '실력'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평균 타수도 72.05타로 4위다. 신인상 포인트는 2위보다 2배가량 차이가 나 수상이 유력하다.

정연주는 오는 22~25일 알펜시아트룬CC에서 열리는 제33회 메트라이프 · 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올해 2개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안게 되며 신인상에 이어 다승왕,상금왕,대상까지 거머쥘 수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스윙템포 맞추기 어려우시죠? "스마트폰 메트로놈 앱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