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산업 전문가들은 "환경산업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잠재 시장"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적극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면서 관련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8일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낙관적인 시장 전망에만 기대 무작정 투자만 늘리는 것으로는 효과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장덕진 명지대 환경생명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2020년까지 세계 1위 물기업인 프랑스의 베올리아워터와 같은 글로벌 스타 물기업 8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은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한국에서 기술 개발과 운영 · 관리 등을 모두 담당하는 물 종합 기업을 육성하는 건 시장 규모를 보더라도 불가능에 가깝다"며 "대신 정수설비 등 특정 분야에 주력해야만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물기업이 해외에서 특정 분야에 주력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쌓은 후에 종합적인 물기업으로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현종 경기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해외에선 상 · 하수도 사업을 점차 민 · 관 공동으로 운영하는 추세"라며 "반면 한국에선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다 보니 민간 기업들이 관리 노하우를 쌓는 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라도 상 · 하수도 사업을 민간에 넘기는 걸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 K씨는 "현재 한국에선 해외 기업과 겨룰 수 있는 규모를 가진 환경기업이 수자원공사와 환경공단뿐"이라며 "그러나 공기업 특성상 이들 기업이 여전히 관료적 사고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해외 기업은 투자나 사업 결정 속도가 빠른 데 비해 한국 공기업은 완전히 반대"라며 "이들 기업도 해외에 진출할 때는 민간기업 마인드를 가져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양정우 한국수출입은행 기술역은 "환경산업의 특성상 공적개발원조(ODA) 등 환경원조를 통한 개발도상국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ODA를 통해 지원받은 자금으로 해외 및 자국 기업에 사업을 발주하게 되는데 이 분야에 한국 기업들이 뛰어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기훈 환경산업기술원 연구원도 "환경시설은 국가 인프라 산업인 동시에 다른 산업의 주요 인프라 시설로 기업들 간 패키지 진출이 가능하다"며 "마케팅,자금조달에서 우위를 갖는 대기업과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이 해외에 동반진출한다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이찬희 환경부 녹색환경정책관은 "지난 4월 개정된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을 통해 환경산업 육성 및 투자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