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 흔들린 박근혜 "현장 찾아 소통하겠다"
3년 대세론이 흔들리는 상황을 맞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내놓은 해법은 '현장정치'다. 현장 방문은 사실상 대선행보를 의미한다. 박 전 대표의 본격적인 대선행보로 다른 잠룡들의 대권을 향한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표는 8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현장에 다녀와 정책에 많은 참고가 됐다"며 "가능한 한 현장에 자주 다니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 방문이 복지와 고용 등에만 국한되느냐는 질문에 "그 외 다른 분야에서도 현장 목소리를 듣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자주 가려고 한다. 분야는 가리지 않겠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표가 현장정치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청춘콘서트'와 'TV 예능 출연'등으로 대중과 적극적인 접촉을 통해 대중성을 확보한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박 전 대표는 그간 언론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신비주의'를 고집해 왔다.

하지만 최근 대세론이 흔들리고 당과 친박계 내부에서도 박 전 대표의 스타일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태도가 바뀌었다. 현장정치 강화를 통한 친서민 이미지 구축으로 난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현장정치'를 통해 차기 대선 정책들도 선보인다는 복안이다. 친박계 한 핵심인사는 "기자회견 등을 통한 정책 발표는 자칫 박 전 대표를 구시대 정치인의 한 명으로 보이게 할 수 있다"며 "선보일 정책에 맞는 장소와 대상이 있는 곳을 직접 찾아가 박 전 대표 특유의 부드러운 이미지로 설명하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본격 대선행보를 앞두고 내부 전열 정비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측은 공식 대선 캠프 조직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보고 1997년 경선 때처럼 일단 비서실을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외부 사무실 개소와 관련한 보도에 "처음 듣는 얘기"라고 부인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친박 내부에서 지난 경선 실패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준비 기간 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며 "추석 이후 비서실 확대 개편 등을 통해 공식 대선 캠프 이전 단계의 모습을 갖추고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지난 7일 한 기자의 '안철수 지지율'에 관한 질문에 "병 걸리셨어요?"라고 말해 논란이 된 것과 관련,"지나가는 식으로 농담을 했는데,표현이 부적절했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