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떡값' 필요해 팔고 간다? "참으시죠"
추석을 앞두고 투자자 A씨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명절 떡값'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주 초 주식을 일부 처분할 계획이었지만 '투자원금(본전)' 생각에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추석이라도 맘 편하게 보낼 양으로 주식을 팔고 가겠다는 다짐도 흔들리고 있다. 9일 오전(한국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시작으로 세계 증시의 변동성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글로벌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추석 연휴 겁낼 필요 없다"

최근처럼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서는 추석 연휴가 나쁠 게 없다는 분석이 많다. 과거 20년간 통계를 보면 추석이 지난 후 증시는 대체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개장 후 약세를 보인 적도 있으나 대부분 짧은 기간 안에 이전 주가 수준을 뛰어넘는 강세를 보였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연휴에 증시에 악영향을 끼칠 특별한 이벤트는 없다"며 "연휴를 끝내고 글로벌 정책 공조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석 연휴는 국내 증시에 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발표를 시작으로 9~10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릴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외환시장 안정을 비롯해 그리스 이탈리아 채무 조정에 대한 교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경우 연휴 직후 주가는 상승세를 탈 공산이 크다.

◆들고 갈까,팔고 갈까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글로벌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관심의 대상은 미국보다는 오히려 유럽 쪽에 쏠린다. 디폴트(채물 불이행) 위기에 처한 그리스 지원안,이탈리아 국채의 롤오버(만기 연장) 등 유럽 위기를 타개할 합의안이 연휴 기간에 나올지가 관심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휴 기간에 나올 글로벌 뉴스는 증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휴 전 주식을 팔고 갈 이유는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맘 편히 연휴를 쉰 다음 연휴 기간에 나온 뉴스를 보고 매매전략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IT주와 자동차주에 관심을"

연휴를 앞두고 종목을 고를 때는 미국의 경기부양책 효과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는 전망이 많다. 수출 비중이 높고 미국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그동안 낙폭이 컸던 정보기술(IT)주와 자동차 종목이 투자 유망 종목으로 지목됐다.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진정 국면으로 돌아서면서 중국 관련주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대신증권은 앞으로 위안화 절상에 따른 내수소비 기대감을 반영할 경우 음식료 화장품주가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중국 정부가 본격적인 긴축 완화 정책을 펼 경우에는 자동차 IT 등 수출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라고 권했다.

이에 반해 유럽 재정위기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 등 금융업종을 비롯해 유럽시장 의존도가 높은 태양광 등은 당분간 투자 기피 종목으로 꼽혔다.

안상미/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