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5촌 조카 피살·자살 의혹을 수사중인 경찰은 자살한 살인 용의자 박모(52)씨의 옷에서 검출된 혈흔이 피살된 박모(50)씨의 유전자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북경찰서 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감정 결과를 이날 오후 통보받았다.

경찰은 또 박씨의 살해 현장에서 발견된 망치와 현장에서 100여m 떨어진 계곡 물에 잠겨 있던 흉기의 혈흔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의 유전자와 일치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피해자를 살해한 증거가 확보됨에 따라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 등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한 수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다만 “자살한 박씨가 아직 피의자로 특정된 것은 아니며 추가 수사 이후 피의자 특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지난 6일 오전 5시30분께 서울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 탐방안내센터 인근 주차장에서 박 전 대표의 5촌 조카인 박모(50)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자신의 차량 뒷편에서 발견된 박씨는 상반신을 흉기로 여러차례 찔린 상태였다.박 전 대표의 또 다른 5촌 조카인 박모(52)씨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같은 날 오전 9시20분께.자살한 박씨는 피살 현장에서 3㎞ 떨어진 북한산 용암문 등산로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5일 자정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등에서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신 뒤 지난 6일 0시12분께 대리기사 A씨를 불렀다.A씨는 “일산으로 가자고 요청해서 왔는데 자살한 박씨가 ‘술에 취했으니 수유리로 가자’고 해 방향을 바꿨다”며 “차에 타자마자 잠 들어서 별다른 대화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두 사람을 피해자 박씨 차량 뒷좌석에 태우고 강북구 4.19사거리까지 운전했던 대리 기사로부터 자신이 내린 뒤 운전석에 용의자 박씨가 앉았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피해자 박씨가 앉았던 운전석 뒤쪽 자리와 차문 안쪽에서는 그의 것으로 보이는 혈흔이 발견됐다.

경찰은 두 사람 사이의 채무 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해 계좌추적용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