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는 8일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옵션만기일 등 이벤트의 영향력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나흘 만에 3% 이상 급반등에 성공했다. 지수는 단숨에 1800선을 회복하며 출발한 뒤 장 후반 한층 더 상승 속도를 냈다. 프로그램 매수세가 장중 꾸준히 유입된데다 기관도 대거 ‘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외변수 완화는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 발표를 하루 앞두고 일제히 급등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할 일자리 창출 방안은 약 3000억달러(약 32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부양책에는 내년 감세와 건설경기 부양을 위한 기반시설 투자 방안도 포함될 전망이다.

또 이날 공개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북은 “일부 지역의 경우 혼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 경제 활동은 완만한 속도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독일 헌법재판소가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독일이 참여하는 것은 합헌이라고 판결한 것도 유럽 재정위기 우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됐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조금씩 공개되는 미국 경기 부양안의 내용을 보면 시장의 경계처럼 무작정 공화당이 반대만 고집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며 “당장 오바마 부양안을 모두 받아들이지는 않더라도 다소 간의 타협점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부양안의 규모나 내용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부양안 자체의 실행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만으로도 지수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며 “앞으로 지수는 저점을 점차 높이면서 추가적인 반등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도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까지 앞두고 있어 추석을 앞둔 반등시도는 이번 주 후반에도 연장될 수 있을 것” 이라며 “이번 경기부양책 발표의 핵심이 인프라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인 만큼 기계와 철강 등 관련 종목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남유럽 위기 해결을 위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 연구원은 “그리스 등 유로존 구제금융 지원안에 독일 참여가 합번으로 결정되면서 우려가 점차 해소되고 있다” 며 “과도한 경계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독일 선거가 오는 18일 마무리되면서 이전보다 위기 대응 능력이 개선될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국내 이벤트도 중립 이상의 영향력이 기대되고 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선물옵션 동시 만기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4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차익매도를 소화시켰기 때문에 프로그램 매수를 기대해 볼 만하다”며 “금리는 대외 불확실성을 감안해 동결이 예상돼 저금리 기조에 편승한 국내자금의 지속적인 증시 유인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유럽문제에서 결정적인 해법이 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과 관련해서는 국가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하다”며 “우려와 기대감이 공존해 변동성이 제거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매수 후 보유‘ 전략보다 마켓 타이밍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